[부동산리뷰] 해외시장 선전 현대엔지니어링, 국내에서는 ‘하자투성이’로 뭇매

전남 무안군 ‘힐스테이트 오룡’ 다수 하자로 입주예정자 시위…월말 준공 ‘빨간불’

2024-05-09     최용운 기자
힐스테이트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해외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잘 나가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정작 국내 건설현장에서는 ‘하자’로 인한 비판에 직면했다. 9일 현대건설 ‘2024년 1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에 4조9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4.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해외매출이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 브랜드는 모회사인 현대건설과 동일한 ‘힐스테이트(HILLSTATE)’다. 현대건설과 브랜드 사용계약을 맺고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하자로 인한 ‘불명예’가 자칫 모회사인 현대건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38.62%로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글로비스 ▲기아 ▲현대모비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등이 총 85.39%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해외 수주 1위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실적도 크게 늘어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의 1분기 수주실적은 5조976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조648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인해 수주잔고도 지난해말 30조9080억원보다 5.1% 증가한 32조4890억원에 이른다. 수주실적은 해외에서 더욱 빛났다. 지난해 기준 국토교통부의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4위를 차지했지만 해외부문에서는 선두권이다. 해외 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29억2200만 달러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모회사인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등을 수주하는 한편 ▲미국 ▲폴란드 ▲파나마 등에서 플랜트 및 SOC사업에 적극 진출하는 등 해외건설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전남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에도 국내 건설현장 ‘역대급 하자’로 시공품질 논란

해외에서는 실적과 수주 모두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역대급 하자’로 시공품질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전라남도 무안군의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견되며 입주예정자들이 준공승인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전남 무안 남악 신도시의 ‘힐스테이트 오룡’ 아파트 곳곳에서 심각한 하자가 무더기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이 아파트는 ▲외벽 휘어짐 ▲외부창과 맞지 않는 벽 ▲콘크리트 골조 휘어짐 ▲화장실 타일 내부 날림시공 ▲거꾸러 달린 엘리베이터 표지판 ▲타일 뜯어진 계단 등 공용부분에서 다수의 심각한 하자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유부분인 가구별 하자도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의 사전점검에서 가구당 많게는 200건 이상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힐스테이트 오룡은 예정대로라면 이달 30일 준공승인을 받고 31일부터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수분양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입주예정자협의회가 시공사와 관할 지자체인 무안군청에 ▲각 가구 전수조사 ▲준공승인 반대 ▲2차 사전점검 진행 등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준공승인
이에 대해 무안군청 건축과에 문의했으나 무안군청 측은 “담당자가 회의 중이고 회의 후 외부일정이 있어 전화통화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차 사전점검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적된 하자부분에 대해서는 조치계획서를 인허가 기관에 제출해 진행할 계획이고, 예정된 입주기간은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