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손목시계
2025-05-17 어기선 기자
금속태엽 발명되면서
옛날에는 시계탑 등 고정된 장소에 설치된 시계를 통해 시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동 중에는 시간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15세기 말엽 금속태엽이 발명되면서 시계의 휴대화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시계의 소형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점차 소형화가 가능해지면서 회중시계가 나왔고, 점차적으로 손목시계로 발전하게 됐다. 다만 초창기 손목시계는 팔찌 즉 장신구에 가까웠다. 팔찌에 시계 기능을 추가한 장신구였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화려하고 값도 상당히 비쌌다. 또한 손목시게는 주로 여성이 착용했기 때문에 여성의 전유물이었다. 남성은 회중시계를 통해 시간을 알았다. 남자들이 손목시계를 차느니 차라리 치마를 입겠다고 거부감을 보일 정도였다.자전거·자동차의 등장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그러다가 19세기 후반 자전거와 자동차 등 운송수단이 등장하면서 시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두 손은 핸들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회중시계를 통해 시간을 살피는 것이 불편했다. 이런 이유로 손목시계에 상당한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회중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은 더욱 불편했다. 전투 중에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쳐다보는 것 자체가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포격전에서는 정확한 시간을 알아야 했다. 이런 이유로 손목시계가 군인들에게 보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목시계는 여전히 일부 사람들이 착용하는 장식품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쿼츠 시계가 대중화되면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착용하는 손목시계가 됐다. 다만 2000년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손목시계 사용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휴대폰 안에 내장된 시계 기능이 일종의 회중시계 구실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군인이나 운동선수, 의사, 간호사 등 중요 직업군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사, 간호사는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군인 역시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목시계를 사용한다. 또한 고가의 손목시계는 여전히 사치재로 부유함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