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드라마 정도전 그리고 정전제

2025-05-20     어기선 기자
KBS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드라마 정도전은 2014년 1월 4일부터 6월 29일까지 방영된 30번째 KBS 대하드라마이다. 해당 드라마는 정도전이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창업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해당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토지개혁이고, 그 토지개혁의 기본은 정전제이면서 계민수전(計民授田)이었다. 정전제의 이상향을 꿈꾸면서 토지개혁을 했고, 그것의 기반은 계민수전이었다. 계민수전은 토지를 국유화해 백성들에게 식구 수 만큼 나눠주는 것을 의미한다. 정전제와 계민수전이 결국 고려의 기득권인 권문세족의 경제적 붕괴를 가져왔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게 했다.

정전제란

정전제란 중국 최초의 토지제도이다. 다만 실존 여부는 불투명하다. 맹자, 주례, 춘추 등에 언급됐다. 주공 단이 창안했다는 설이 있지만 정전제의 실존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정전제는 땅을 우물 정(井)자로 총 9등분해 외곽의 땅 여덟은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어 사적으로 소유할 수 잇도록 하고, 가운데의 땅은 공전(公田)이라 해서 공동으로 경작하는 제도이다. 사전에는 세금을 거두지 않고, 오로지 공전에만 세금을 거두는 방식이다. 정전제의 의미는 세금 공출의 목적이 있지만 마을 공동체의 유지 및 관리의 측면도 있었다. 마을의 홀로된 과부나 노약자, 노동 수단을 상실한 집안에 공동의 경작지를 경작하게 하고 이를 일정 부분을 지급함으로써 마을 공동체가 책임져야만 하는 사회적 비용을 최대한 낮추면서 공동체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존 여부

역사적 기록은 있지만 실존 여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그 이유는 농지가 현대처럼 제대로 정리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생산량이 다르기 때문에 분배 문제도 있다. 즉, 누구는 좋은 땅을 갖고 누구는 나쁜 땅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또한 상속의 문제도 잇다. 자손을 많이 낳은 집안은 해당 땅의 상속 문제가 걸릴 수밖에 없고, 자손을 적게 낳은 집안의 경우에도 땅의 상속 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정전제는 유학자들에게는 이상적인 제도로 취급됐다. 이런 이유로 유학자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정전제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 류형원의 균전론, 이익의 한전론 등 중농학파 실학자들의 토지개혁론은 정전제의 영향을 받았고, 정약용은 기존에 내세웠던 여전론이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자 정전제를 현실에 맞춰서 도입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