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칼럼] 만일 인사권자가 조조(曹操)라면…

2024-05-20     임영호
[파이낸셜리뷰] 중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인물은 관우(關羽)입니다. 정사(历史) 삼국지에서 조조의 공격을 받은 유비는 어디론가 몸을 피해 생사불명이고, 성을 빼앗긴 관우는 항복하라는 조조의 권유에 유비가 있는 곳을 알게 된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조건 하에 유비 가속(家屬)과 함께 투항합니다. 의리의 관우는 도원(桃原)에서의 형제결의(小哥結義)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조조는 관우를 평소 흠모했고, 부하로 삼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그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였습니다. 관우에게 여포(呂布)가 타던 유명한 적토마(赤土馬)까지 내어주었습니다. 관우는 형인 유비를 만나러 갈 때 좀 더 빨리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적토마를 받았지만, 이 일로 오히려 관우의 충의를 더 높이 평가했습니다. 얼마 뒤, 관우는 유비가 원소(袁紹)에게 의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약속대로 조조 곁을 떠납니다. 관우는 조조에게 받았던 많은 금은보화와 비단옷을 창고에 잘 정리해 놓은 후에 조조 부하를 죽이면서까지 적토마를 타고 도망갑니다. 조조는 병사를 시켜 추격하는 대신 멋진 전포(戰袍)를 선물하며 배웅했습니다. 인재를 중시하는 뛰어난 장수인 승부사(勝負士) 조조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는 ‘인재에 대한 갈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직의 구성요소 가운데 인간(人間)이 모든 조직의 알파이며 오메가입니다. 특히 작은 조직일수록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아주 소중합니다. 인사(人事行政)가 만사(萬事)라지만 그 가운데 채용은 핵심과정입니다. 채용을 희망하는 조직은 채용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합니다. 부정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직원의 채용에 관여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상급기관에서 선발하여 배정된 인재를 현장에서 직접 운용해보면 만족하지 못할 직원이 많습니다. 채용은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와 필기시험, 구두 면접을 통해 채용합니다. 필기시험을 통해 채용인원의 2배수를 선발하여 그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후 합격 여부를 결정하지만, 몇 마디 질문만으로는 창의성이나 협력 관계, 열정이나 성격 등을 효과적으로 분별할 수는 없습니다. 이보다는 채용인원보다 면접에서 20~30% 정도 더 많이 선발하여 채용하는 기관에서 일정 기간 인턴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업무 능력과 행태를 평가하여 최종 합격자를 선정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닌지 따져봅니다. 한(漢)나라 말기 나라가 어지러울 때, 젊은 조조의 모습을 보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줄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니 몸을 잘 간수해 달라는 기록들이 있습니다. 조조 또한 세상을 구하는 인재를 맞이하기 위해 밥 한 끼 먹는 중에 세 번이나 먹던 음식을 뱉어놓고 방문객을 맞이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미래의 여건이 마냥 좋을 수만 없습니다. 조직의 흥망(興亡)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누구를 채용하느냐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