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내년 가계대출 목표증가율 5%...‘올해 절반 수준'

“2017년, 가계대출 받기 힘들어진다”

2017-12-26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은행들이 내년도 가계대출 목표 증가율을 연간 5% 수준(연간 증가액 35조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10.6%의 절반 수준이다. 대출 증가율을 명목 경제성장률 수준으로 억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 지방은행 등 모든 은행들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2017년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제출했다. 은행들이 연말이나 연초에 맞춰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를 제출한 적은 있지만 세부적인 관리 방안까지 명시해 제출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아울러 각 은행들은 내년 가계대출 목표 증가율을 평균 5% 수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평균 5%대로, 지방은행은 이보다 조금 높은 6%대로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증가율인 10.6%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은 704조 6000억원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올해 크게 증가했다. 과거 추세 등을 감안하면 이달 말 잔액은 약 706조 5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연간 67조 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정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연말 가계 대출 계획을 수립할 때 올해 증가율을 6~7%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배 가까운 10%대로 급증한 것이다. 연간 증가액 목표치는 지난 9월 이미 초과 달성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은 정부가 전망한 명목 경제성장률(4.1%)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최소 실물 경기를 지원하는 수준에서만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은행들이 가계대출 목표치를 조기에 초과 달성해 상향 조정했던 만큼 리스크 관리를 하려면 가계대출을 늘릴 여유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가계 대출 증가율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융당국은 가계대출과 관련 주택담보대출과 비주택담보대출로 세분화하고 주택담보대출도 집단대출과 일반대출로 나눠 세부적인 목표 증가율과 관리 방안을 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다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던 집단대출은 지난 10월부터 소득심사가 강화됐으며 내년부터는 잔금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비거치·원금분할상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 DSR(총체적원리금상환비율)이 도입돼 기존 대출이 많은 사람은 추가 대출 받기가 힘들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년에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돼 기존에 나간 집단대출의 자연증가분 외에 은행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