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지도층’ 이란 단어...무슨 뜻인가요?

2016-08-04     파이낸셜리뷰

지난 3일 현직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혐의로 현장에서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미래창조과학부 4급 공무원도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시고 여종업원과 인근 호텔에 갔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또 지난 2014년 8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제주시의 한 음식점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사직했고, 이후 병원치료를 전제로 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 판검사 출신의 한 기업 오너로부터 비롯된 사건으로 판사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구속됐다.

비슷한 시기 진경준 검사장은 잇따른 의혹을 부인하다 결국 모든 죄를 인정하고 현직 검사장으로는 처음으로 ‘영어의 몸’이 됐다.

우리는 앞서 언급한 사람들을 흔히 ‘사회지도층’이라고 부른다. ‘사회지도층’이란 말을 다른 나라에서는 자주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실상 국어사전에도 존재하지 않는 표현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사회지도층이라는 말을 일반 국민과는 뭔가 다른 특수한 계층이라는 뉘앙스로 마치 먼옛날 양반이나 귀족의 '현대식 버전'처럼 사용하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자면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남을 가르쳐 이끌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 정도로 해석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그만큼 리더로서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아야 할 테고, 사회 일반의 '인정'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일부 언론에서는 그저 '부자' 또는 ‘연예인’까지도 사회지도층이라고 하던데 이것은 어느 모로 보나 부적절한 용례라고 할 수 있다.

말이 사회의 '지도층'이지 이제 그들은 사회의 '암덩어리'가 됐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지옥으로 만든 것은 바로 이런 암적인 존재들 덕분이다.

그리고 이 지옥이 전혀 달라지지 않는 이유는 기존의 썩어빠진 사회지도층이 계속 활개 치고 다닐 수 있도록 방관하는 우리들 각자의 무관심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습니다"

병든 사회지도층은 오직 깨어있는 사회구성원들만이 바꿀 수 있는 것 아닐까? 반드시 각자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