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칼럼] 느리지만 꾸준하게 점진적으로 나아가라

2025-06-05     임영호
[파이낸셜리뷰] 비록 인격적으로 숭고한 사람일지라도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행위와 연결되지 않으면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작가 조지 얼리엇의 ‘미들마치Middlemarch’(1871~1872)에서 어떤 주인공은 부유하고 인맥이 좋은 집안출신으로 자신의 선(善)과 창조성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거나 숭고한 인격으로 칭송을 받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결혼을 했거나 눈에 띄는 거창한 행동을 못한 탓에 세상 사람들의 눈에 그 덕(德)이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충실한 삶을 산 사람들로 그들 영향으로 우리들은 더 나쁜 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나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가끔 이기적이고 속 좁고 자기 기만적인 사람들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숭고하거나 영웅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선천적으로 이기적이고 오만한 방향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보다 아는 것이 적습니다.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주 짧은 욕망의 유혹에 무너지고 맙니다. 하지만 놀라운 측면도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지만 부끄러워하고 극복할 줄 압니다. 우리는 적어도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배울 자세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대체적으로 인간의 본성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경영을 할 때도 이런 인간의 본성에 따라 조직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손실은 올바른 판단으로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큽니다. 좀 더 낮고 그러면서 꾸준한 전략을 구사하여야 합니다. 제도의 기초가 건전하다면 급진적이고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점진적이고 꾸준하게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경영을 하다보면 가치의 충돌이 있지만 상황에 따라 무게의 추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균형을 유지하고 꾸준하게 앞으로 전진을 합니다. 나 자신의 목표가 있다면 경영을 잘해서 자신이 맡았을 때 보다 조금 더 나은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흐르는 물은 구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不盈科行不通)”(맹자)의 가르침과 함께 합니다.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