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업계 중국산 이슈 가열
케이블 독점 기업 LS전선, 알 수 없는 이유로 명운 측과 계약 불발 중국자본 참여의혹 명운, 기자재도 중국산 사용 비판 직면 명운산업개발 “전체 프로젝트의 70% 이상은 국내기업이 참여” 해명
2025-06-05 최용운 기자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 중국자본과 기자재 참여 의혹 제기
한국서부발전을 대신해 명운산업개발이 투자유치한 외국자본은 태국계 에너지 기업 ’비그림파워(B.Grimm Power)로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 지분 49%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비그림파워는 중국에너지엔지니어링공사(CEEC)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받아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추후 전력판매 수익의 절반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낙월해상풍력은 중국 기업이 일부 설계·조달·시공(EPC)을 수행하는 국내 첫 해상풍력사업이 될 전망이다. 명운산업개발은 호반산업이 외자기업과 합작설립한 호반블루에너지에 EPC를 맡겼다. 여기에 합작사로 참여한 외자기업도 중국 CEEC로 전해진다. 풍력발전의 핵심인 발전기 터빈 공급사인 독일 벤시스도 중국기업 골드윈드가 인수한 기업이고, 해저케이블도 육지로 전력을 전달하는 외부망은 중국의 형통광전이 공급하기로 했다. 내부망과 풍력발전기 타워 등 공급에는 호반그룹의 계열사인 대한전선과 GS엔텍 등 국내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당초 한국서부발전이 지분참여를 하고 EPC 주관사로 대우건설이 참여하는 등 국내 기업위주로 추진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우건설과 협상이 불발되고, 기존 터빈 공급사 베스타스와 계약도 해지된 후 지난해 6월에는 한국서부발전이 출자를 철회해 사업이 좌초위기에 처했다. 외자유치가 성공함에 따라 명운산업개발의 ‘명운’이 반전하며 기사회생하게 됐다.명운산업개발, “외자유치 기업은 중국과 무관, 국내기업 70%이상 참여” 해명
중국자본 참여 의혹에 대해 명운산업개발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명운산업개발에 따르면 비그림파워는 중국자본과는 무관한 태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에너지전문 대기업으로 지난해 한국서부발전의 투자철회를 대신할 최적의 조건을 제시해 투자유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명운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이 낙월해상풍력의 사업권을 넘길 것을 제안했으나, 이 사업을 끝까지 완성해 해상풍력사업자로 성장목표가 있어 거절했다”면서 “비그림파워는 사업권을 요구하지 않았아 투자유치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그림파워의 지분은 49%가 아니라 30%미만이며, 구체적인 수치는 투자자협정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당초 참여하기로 한 터빈 공급사 베스타스와 케이블 공급사 LS전선은 해당 산업의 독점사업자로 가격 등 여러 조건이 부합하지 않아 계약이 불발됐다고 명운 측은 설명했다. 명운산업개발 관계자는 “계약불발 대안으로 터빈은 벤시스를 선택하게 됐고, 내부망 케이블은 국내 기업인 대한전선을 선택했다”면서 “외부망 케이블은 대한전선이 아직 생산하지 않아 부득이 해외기업을 선택하게 된 것이며, 차기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는 대한전선도 외부망 케이블을 생산해 국내기업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대한전선은 내년 상반기 완공목표로 외부망 케이블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낙월해상풍력의 외부망 케이블은 중국의 형통광전 제품을 사용한다. 업계에서는 안전성과 사후관리 및 해저안보에 대해 중국업체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국가에서 중국기업의 시험성적서 조작 등 신뢰성 문제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케이블 등 해양풍력발전 사업에 중국산 기자재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통신 및 해저케이블은 안보문제와 함께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외국기업 제품은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빈과 일부 케이블은 외국기업 제품을 사용하지만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의 70% 이상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어, 마치 중국자본과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명운산업개발 측은 항변했다.LS전선, 명운산업개발 주장은 사실과 달라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중국기업 참여관련 비판이 이어지는 배경에 LS전선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LS전선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독점적 지위를 앞세운 ‘을질’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케이블 산업은 대규모 투자비용이 들어가고 비용회수에도 상당기간이 소요되는 장치산업”이라면서 “케이블 산업의 시장은 항상 열려있고 해외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데, LS전선이 타기업의 진출을 막은 바 없어 독점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지난 2009년부터 오랜기간 1조원대 이상을 투자하는 등 산업경쟁력을 갖춰왔다”고 덧붙였다. 명운산업개발이 주장한 LS전선의 요구사항은 ▲높은 단가 ▲알루미늄 케이블 ▲케이블 시공권 등이다. 명운산업개발 관계자는 “해저케이블에 알루미늄재료를 사용한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고 외부 기관에 문의해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LS전선 측은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LS전선 관계자는 “국내 해저케이블에 중국산 제품이 사용된 경우가 없어, 명운 측이 원하는 조건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다”면서 “가격도 시장통용가격을 제시했고, 알루미늄 케이블은 해상풍력발전 산업을 선도하는 유럽에서도 이미 30% 이상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명운 측이 말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시공권 문제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거래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저케이블은 시공 후 문제 발생 시 책임소재와 유지보수 등의 이유로 발주처나 수주처 모두 시공을 포함한 ‘턴키방식’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통한다고 LS전선은 밝혔다. LS전선 관계자는 “LS전선은 유럽 3사와 함께 글로벌 케이블 시장에서 1티어(Tier)에 속하는 기업으로, 기술과 품질면에서 중국기업을 앞선다”면서 “내부망 시공분리·가격·납품시기 등 명운 측이 요청하는 조건에 맞췄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는 국내 해상풍력산업 기자재 국산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는 지난해 5월 설립된 단체로 LS전선 서울사무소 소재지인 LS용산타워에 입주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