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상식] 블레임룩
2025-06-05 김희연 기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최근 사회적 논란을 빚은 유명인들이 공식 석상에 오르자 놀랍게도 착용한 의류, 액세서리 등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31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 관한 입장 발표'를 위해 참석한 2차 기자회견에서 입은 레몬색 가디건은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최근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검찰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가 착용한 액세서리도 연일 화제다.
김씨가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착용한 스니커즈가 정가인 170만원 중반대보다 20만원 넘게 오른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날 김씨가 착용한 항공 점퍼와 안경 등의 제품명을 묻는 문의 글도 쇄도했다.
블레임룩이란?
블레임룩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거나 비난받는 대상의 패션이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끌게 되면서 물건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 말, 탈옥수 신창원이 체포 당시 입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쏘니 티셔츠가 완판되면서 '블레임룩'이란 신조어가 처음 탄생했다.
학력 위조 및 횡령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신정아씨가 2007년 입은 명품 재킷이 전국 백화점에서 동나고, '국정농단' 사태 때 최순실씨가 신은 구두가 화제를 일으키는 등 블레임룩은 번번이 인기를 이어왔다.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부도덕성을 손가락질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들이 지닌 사회적 인지도와 재력을 동경하는 대중들의 이중 심리를 이런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대중들이 현재 처한 상황보다는 그들이 지닌 기본적인 사회적 배경과 조건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이들이 착용한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따라 하면서 본인과 동일시하려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