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아줌마

2025-06-13     어기선 기자
사진=온라인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 출입금지’ 안내문을 부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해당 헬스장 사장은 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면서 ‘아줌마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사장은 일부 이해하기 힘든 고객들 탓에 다른 고객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탈의실에서 1~2시간씩 빨래하고, 비품 같은 거 절도해 가고, 수건이나 배치돼 있는 비누, 드라이기를 다 훔쳐간다면서 탈의실에서 대변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아울러 일부 중년 여성들이 젊은 여성 고객을 향한 성희롱성 발언을 하면서 매출이 감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상 공객’에게 자제를 해달라는 경고의 의미이지, ‘아줌마’에 대한 혐오적 발언을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줌마란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낮춰 부르는 말이다. 아주머니는 부모와 같은 항렬의 여자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나이 든 여자를 예사롭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 됐다. 아주머니는 어머니와 항렬이 같은 여성 친족 즉 이모 혹은 고모를 뜻하는 호칭었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결혼한 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나이 든 여자를 낮춰부르는 말이 됐다. 다만 ‘아기 주머니’가 아주머니로 바뀌었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아주머니는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조선 후기 문신 성대중의 ‘청성잡기’에는 어머니가 호랑이에 물려가자 딸이 호랑이 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져 어머니를 구했다. 이에 조정에서 효녀라면서 포상을 내렸다. 그리고 결혼하자는 남성들이 많이 있었고, 한 남자에게 시집을 갔는데 시부모에게 호랑이를 대하듯 거칠게 대해서 소박맞고 고향으로 쓸쓸히 돌아갔다는 기록도 있다. 이처럼 호랑이와 싸워서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무거운 물동이를 지고 나르고 빨래를 하면서 힘든 농사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현대의 아줌마와는 차원이 다른 체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아줌마 의미 변화

아줌마는 조선시대와 구한말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억척스러움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렴치’ ‘몰교양 중년여성’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잘 해주는 중년 여성에게 ‘이모’ 혹은 ‘언니’라고 부르고, 자신에게 막대하는 중년 여성을 ‘아줌마’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중년 남성에게 ‘아저씨’라고 불러도 기분이 나쁘지 않지만 중년 여성에게 ‘아줌마’라고 부르면 기분 나쁘다. 그것은 아줌마가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