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후반부에서 조조, 유비, 관우, 장비와 같은 영웅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사마의(司馬懿)와 제갈량(諸葛亮)이라는 두 강자만 남아 있습니다.
사마의가 이끄는 15만 명의 대군은 서성현(西城縣)으로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제갈량의 작은 성안에 있는 병사는 겨우 2,500명에 불과했습니다. 제갈량은 성문을 활짝 열게 하고 20명의 병사들을 시켜 들어오는 길을 쓸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두 명의 동자를 데리고 누각에 올라 난간에 기대여 거문고를 타고 있었습니다. 소위 제갈량의 공성계(空城計)입니다.
사마의는 성에 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그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군대를 후퇴시켰습니다. 사마의가 생각하기에 제갈량은 평생 신중하게 처신하고 모험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사마의는 제갈량의 이상한 행동에 속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철군을 선택합니다.
누군가는 사마의가 성에 진입해서 제갈량을 생포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성에서 제갈량의 매복에 당했다면 앞서 세운 전공은 모두 날려 버릴 수 있습니다. 사마의는 제갈량을 사로잡는 최고의 선택 100점보다는 90점 정도의 만족스러운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만약 잘못되어 매복에 걸리게 되면 0점 이 되고 맙니다.
인생에서 90점을 얻는 것은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100점을 얻기 위해서는 운(運)이 있어야 합니다. 사마의가 취한 행동은 상황이 좋을 때 그 이상 진행하는 것을 멈추고 결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입니다. 형세가 좋을 때 더 좋게 만들 생각으로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망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고만을 추구한다면 더욱 부정적인 상황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 최고를 추구하는 것은 최고의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 경영에서 100점의 완벽함은 없지만, 100점의 잘못은 있기 마련입니다.
매년 결산하여 배당하고 조합원의 영농활동을 지원하여야 하는 결사체 지역농협은 사마의의 의사결정처럼 최고보다는 만족스러운 것을 선택하여야 하고, 후회가 가장 적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