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IPO 재수생’ 백종원의 더본코리아…연돈볼카츠 점주들에 ‘덜미’
2018년 보류 이후 절치부심…프랜차이즈 IPO 잔혹사 이어질까
브랜드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들 “예상 매출액과 수익률 부풀려”
더본코리아 측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대응”
2024-06-18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4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연돈볼카츠 브랜드의 일부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밟고 있는 더본코리아로서는 돌발악재를 만난 셈이다.
현재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은 본사에서 예상 매출액과 수익률을 부풀렸다며 실제 매출액이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더본코리아 측에서는 “가맹점 모집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수익율 등을 약속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직상장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가 가맹점주들과 본사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우려가 커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매력도가 떨어진다. IPO는 물론 M&A 시장에서도 프랜차이즈 업계가 외면 받고 있는 이유다.
현재 더본코리아에서는 2018년 추진하려던 상장을 한차례 보류해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직상장을 노리는 모양새지만 때 아닌 악재로 IPO에 제대로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주를 이루는 모양새다.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연돈볼카츠’의 점주들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연돈볼카츠 가맹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사가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예상 매출액과 수익률을 허위‧과장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본사는 2022년 초 연돈볼카츠 가맹점을 본격적으로 모집했다. 홍보용 홈페이지에서는 일 최고매출이 338~468만원이라 광고해 모두 매출이 좋은 브랜드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매장을 개점하고 보니 한달 후부터 매출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맹본부에 매출 상승 및 수익성 개선을 요구하였지만, 본부는 일부 신제품 출시 및 브랜드 전환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신제품들도 여의치 않아 대다수 매장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폐점하거나 적자를 면치 못해 대출 빚에 허덕이는 상황”이라 전했다.
가맹점주들은 지난 2023년 12월 경기도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유명 언론사의 보도에서는 한 점주가 “월 예상 매출액을 3000만~3300만원으로 제시하는 본사를 믿고 1억원 넘는 돈을 들여 점포를 열었지만, 실제론 그 절반 이하인 15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또 매출 대비 수익률도 20~25%라고 했지만, 7~8% 수준에 그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점주들은 “분쟁조정 마지막까지 기대했지만 결국 사실상 분쟁조정 기구가 양측의 의견을 수렴해 제시한 안을 가맹본부가 거부하면서 결렬됐다”고 밝히며 더본코리아 측의 전향적 입장을 거듭 요청했다.
논란이 커지자 더본코리아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일부 가맹점주들의 움직임에 대한 사측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연돈볼카츠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수익율 등을 약속한 사실이 전혀 없다. 가맹계약 등의 체결 과정에서 전국 매장의 평균 매출액, 원가비중, 손익 등의 정보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투명하게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사가 물품대금 인하나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당사는 연돈볼카츠 가맹점과 관련해 2022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주요 메뉴의 원재료 공급가를 평균 15% 수준으로 인하했고, 신메뉴 출시 후에는 해당 메뉴의 주요 원재료 공급가 역시 최대 25% 수준으로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 수 감소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변화와 물가인상 등 대외적인 요건의 악화와 다른 브랜드로의 전환 등에 따른 것에 기인한다며 “당사는 가맹점주들과 항상 성실하게 협의를 진행해왔고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거부한 것은 일부 가맹점주들이었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IPO 재수생’ 더본코리아, 2018년 보류 이후 재추진
예상치 못한 악재…업계서는 프랜차이즈 IPO 잔혹사 이어질까
더본코리아는 ‘식음료(F&B) 유통사업’ 지향? 이유 있는 비교기업 선정
현재 더본코리아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요리연구가이자 유명 방송인 백종원 대표가 최대주주로 지분 76.69%를, 강석원 부사장이 2대 주주로서 지분 21.09%를 보유 중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산업 전체가 어려워지면서 상장이 보류된 바 있다.
사실상 ‘절치부심의 IPO’인 셈인데, 예상치 못한 악재가 불거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직상장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잇따라 코스피 상장을 위해 문을 두드렸지만, 투썸플레이스‧카페베네‧할리스커피‧제너시스BBQ‧본아이에프 등 수많은 업체들이 쓴잔을 마셨기 때문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중에서 직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교촌에프앤비’가 유일하다.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디딤이앤에프(연안식당‧백제원‧공화춘), MP대산(미스터피자) 등이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우회상장한 사례로 꼽히지만 이들 역시도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맘스터치는 사모펀드에 인수되며 자진 상장폐지했고, 미스터피자는 회장 갑질 논란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으며, 연안식당으로 유명한 디딤이앤에프도 최근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 때문에 더본코리아의 IPO와 관련해 유사비교기업(피어·Peer)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직상장 성공사례인 ‘교촌에프앤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비교기업으로는 풀무원과 대상이 선정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상 본사가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계속해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되는데다가 내수시장 침체로 외식업계 프랜차이즈 사업군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점 등의 이유로 들며, 더본코리아가 M&A시장 내에서도 매력도가 떨어진 ‘프랜차이즈’가 아닌 ‘식음료(F&B) 유통사업’ 쪽에 보다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