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6월 25일 곽모양 유괴 살인 사건
2025-06-25 어기선 기자
5천만원 요구
그 다음날 오후 5시에 젊은 여성이 곽모양 집에 전화를 걸어 5천만원의 금품을 요구했다. 경찰은 추적해서 공중전화에서 발신했음을 밝혀냈고, 홍순영은 다시 전화해서 계좌번호와 가짜 이름으로 만든 예금주를 댔다. 당시는 금융실명제 시행 전이라 가능했다. 이에 27일 곽모양 어머니는 500만원을, 다음날에는 2500만원을 송금했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조흥은행 본점 및 서울시내 모든 지점에 형사들을 배치했다. 29일 홍순영이 돈을 인출하는 것을 포착했고, 결국 체포했다.남자친구 공범으로 지목
홍순영은 남자친구가 공범이라고 거짓진술했고, 이에 경찰은 공범을 잡기 위해 서울역에서 공범을 유인하려고 했다. 그런데 홍순영이 달리는 열차에 뛰어들어 투신자살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관사가 급정거를 하면서 경상만 입었다. 홍순영은 곽모양 시신을 숙명여자대학교 한 건물 뒤에 은닉했다고 자백했다. 홍순영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났고, 강한 허영심을 가졌다. 대학입시에서 번번이 불합격하면서 부모님을 속이기 위해 가짜 숙명여대생 행세를 했다. 그리고 우연히 얻은 학생증을 위조해서 4년 동안 모든 수업을 들었다. 그렇게 가족을 철저하게 속였으며, 주변 사람들을 철저하게 속였다. 그리고 졸업한 후에도 KBS 기자로 취직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남자친구와 혼담이 오갔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기 마련이어서 가짜 숙대생이라는 사실이 남자친구에게 알려지게 됐다. 결국 남자친구와 남자친구 부모님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했고, 이에 유괴를 선택한 것이다. 결국 홍순영은 사형선고를 받았고, 사형집행됐다. 이 사건과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 사건 등을 계기로 어린이 유괴 납치 사건에 있어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도 주의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깔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