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발효유가 대세...흰 우유는 프리미엄화

그릭 요거트, 드링킹 요거트 찾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 당 함량 낮추고 영양성분 강화한 발효유 시장 주춤한 흰 우유 시장 해답은 프리미엄화

2025-06-25     김희연 기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MZ를 중심으로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퍼지면서 발효유도 간편하고 건강한 디저트로 자리매김했다.  발효유는 고농도 유산균이나 효모 등으로 우유를 발효시킨 식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떠먹는 호상 요거트, 마시는 요거트인 드링킹 요구르트, 일반적인 액상 요구르트로 나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코리아(NIQ)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액상 발효유 시장 규모는 약 127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2% 소폭 성장했다. 국내 발효유시장(드링킹, 액상, 호상 포함)은 2조 6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특히 수분(유청)을 제거한 그릭 요거트는 낮은 당 함량 대비 단백질 함량이 높아 코로나 이후 큰 인기를 끄는 중이다. 유통 업계에서 그릭요거트를 활용한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은 취향에 맞게 식사 겸 디저트로 즐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그릭요거트를 베이스로 과일, 비스킷 등 원하는 토핑을 취향에 맞게 커스텀 할 수 있어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 자리매김했다. 

요아정

요거트아이스크림./사진=요아정
요거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요아정(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은 신규 매장이 급증했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 매장 수는 2021년 99개에서 지난해 166개로 늘었다. 현재는 전국 총 29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업체 배스킨라빈스와 빙수 업체 설빙 다음으로 가장 많은 디저트 가맹점 수다. 매장 수뿐 아니라 매출도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을 운영하는 트릴리언즈 매출은 2021년 5억원에서 지난해 50억 9600만원으로 뛰었다. 2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 이익도 1억 1600만원에서 2억 8700만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사진=입짧은햇님
특히 요아정은 연예인 및 인플루언서가 SNS를 통해 본인만의 토핑을 추천하는 등 유명인들이 즐겨 먹으면서 더욱더 화제가 됐다.

베브릿지

그릭요거트가
카페 프랜차이즈 베브릿지도 그릭요거트 메뉴 라인이 돋보이는데, 모든 브런치 메뉴에는 그릭 요거트가 들어간다.  베브릿지 측에서는 파우더가 아닌 생 요거트로 만든 그릭 요거트만을 사용해 건강한 브런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브릿지는 그릭 요거트볼, 그릭 요거트 샌드위치 및 통밀 토스트, 푸딩케이크 등 여러 재료와 그릭 요거트를 혼합한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는 중이다.

치열해진 발효유 시장
유통 업계에서도 발효유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 역시 치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소매점 매출 기준 지난해 국내 발효유 시장 점유율은 남양유업이 18.3%로 1위를, 빙그레가 17.5%로 2위로 박빙인 구도다. 이어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풀무원다논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얼마 전 발효유 브랜드 ‘리얼 슬로우 요거트’를 리뉴얼 출시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식사 대용, 간식 등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요거트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뉴얼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신제품
요즘 발효유 업계 트렌드는 당과 단백질이다. 이에 맞게 매일유업은 설탕 무첨가로 오직 우유 유래 당만 포함한 매일 바이오 그릭요거트, 단백질 함량 14.3g으로 고단백을 내세운 매일 바이오 프로틴요거트 등으로 승부에 나섰다.
동원F&B도 얼마 전 다른 제품보다 당 함량을 낮춰 출시한 제품인 '덴마크 하이 요구르트'의 CF를 공개했다.  이번 CF는 덴마크 유산균의 특장점을 강조하며 냉장고에서 덴마크 전통 의상을 입은 모델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동원F&B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덴마크 유제품을 증정하는 현장 샘플링을 꾸준히 진행하고, 양재천 벚꽃축제 ‘무브살롱벚꽃다이닝’에서 유제품 체험 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한강 나이트워크’ 등 스포츠 문화행사와 연계해 체험 마케팅을 펼쳐나가기도 했다.

지고 있는 흰 우유, 프리미엄 시장 공략
발효유와는 달리 흰 우유 시장의 성장은 주춤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밀크플레이션에 따라 우유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흰 우유 시장 규모는 1조 4458억 원으로, 지난 2020년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인당 우유 소비량도 25년 만에 26kg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수입 멸균 우유 수입량은 18.9% 늘어 지난해 3만 7000톤으로 집계됐다. 오는 2026년 관세 철폐로 국산 우유 업체들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유제품 업계는 흰 우유의 프리미엄화를 통해 시장을 회복시킬 돌파구를 마련할 전망이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대표적인 상품이 A2 우유다. A2우유는 일반 우유에 담긴 A1·A2 단백질 중 A2만 가진 젖소에게서 생산한 우유다. A1 단백질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베타-카소모르핀7 방출량이 A2 단백질보다 많아 배 앓이를 유발할 확률이 높다. 소화 문제 등으로 평소 우유 섭취를 꺼리던 소비자도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도 A2 우유에 사활을 걸었다. 서울우유는 지난 4월 흰 우유 신제품인 A2+ 우유를 출시하며 오는 2030년까지 원유 생산량 전량(100%)을 A2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세유업
연세유업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는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500만개를 돌파했다. 이 제품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300만개를 넘어서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이 1년 전보다 0.06명 감소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프리미엄 우유가 자녀 1명에게 먹이기 좋은 제품이라는 이유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