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사람의 성장’이 핵심…100년사 준비하는 바인르미에르 김광섭 대표이사

“사람을 성장시켜야 기업이 성장한다” 인재경영 철학 티칭 아닌 ‘코칭’…우리 사회의 리더 키우는 바인그룹

2024-07-10     박영주 기자
/사진=김희연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짧은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즐기는 것이 보편화된 시대에 ‘1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상상코칭·파워잉글리시 와와학습코칭센터등의 교육 브랜드를 가진 ‘바인그룹’이다.  ‘사람의 성장’을 회사의 핵심가치로 두고 있는 바인그룹은 현재 100년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의 인생을 놓고 보면 100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100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인 만큼, 바인그룹 역시도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 그룹으로 일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100년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동화책·유아전집 방문판매로 시작했던 사업은 청소년 학습 코칭 등을 거쳐 어느새 자산운용, 호텔·외식, 무역·유통, 해외법인 등 10여개 계열사로까지 확장됐다. 바인그룹의 상징인 ‘포도나무’처럼 다양한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영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바인그룹 김영철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인 김광섭 대표이사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100년 기업까지 앞으로 남은 70년을 준비하고 있다. 본지는 김광섭 대표이사를 만나 바인그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한 다양한 준비작업들에 대해 들어봤다.  
바인그룹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바인그룹 사옥을 찾았다. 건물 외관을 포도나무가 감싸고 있는 것 같은 독특한 디자인과 화단 곳곳의 포도나무들이 눈길을 끌었다. 밤이 되면 포도나무에 불이 들어와 더욱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인그룹의 상징은 ‘포도나무’다. 바인(vine)은 포도나무를 뜻하며, 포도나무의 뿌리는 사람의 보이지 않는 무한한 가능성을, 포도열매는 다양하고 풍성한 성과를 의미한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회사와 구성원들, 그리고 고객들까지 모두가 포도나무와 같은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해 다양한 분야에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포도나무가 바인그룹의 상징이 된 것이다.  ‘성장’을 원동력이자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일까. 바인그룹 사옥 내부 곳곳에는 자기계발에 도움이 될 만한 서적·영상·문구 등이 넘쳐났다. 사옥 모든 화장실 안에도 명언들이 빼곡하게 쓰여 있었다.  1995년 창립 이후 벌써 30여년이 된 중견기업이지만,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회의하고 업무를 보는 공유 워크 스페이스는 ‘스타트업’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바인그룹

“사람을 성장시켜야 기업이 성장한다”
100년 기업을 목표로 한 바인그룹의 ‘인재경영’

“김영철 회장님께서는 ‘사람을 성장시켜야 기업이 성장한다’라는 확고한 인재경영 철학을 바탕에 두고 계십니다. 인재양성에 많은 교육비를 투자하며 창업 초기부터 사내 인재양성프로그램인 ‘바인아카데미’를 구축해, 회사가 구성원을 성장시키고 성장한 구성원은 회사를 키우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었죠”

김광섭 대표이사는 ‘100년 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성장이라며, 리더십·코칭·마인드 관리 등의 사내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사내벤처 100Projects와 멘토링·코칭 시스템 등으로 성장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5년 코칭 교육 회사로 출발한 바인그룹은 2017년 그룹으로 출범했으며 29년간의 코칭 노하우를 바탕으로 교육 분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교육사업을 넘어 자산운용, 호텔, 플랫폼서비스, 무역·유통, 외식·연수원, 해외법인, F&B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운영하며 보다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역시도 구성원들과 회사가 꾸준히 성장해온 결과물이라고 김 대표이사는 강조했다.

“처음 구성원들 앞에 섰을 때 제가 ‘여러분이 하고 있는 것들은 수많은 조각들이다. 저는 그걸 모으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어요.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마음대로 막 바꾸면 안 되는 거잖아요. 회사의 수많은 구성원들이 해오던 것들을 하나로 묶어서 제대로 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으니까요”

유도선수 출신이었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김 대표이사 역시도 유도선수 출신이다. 2006년 유도 세계대회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김 대표이사가 바인그룹에 몸을 담게 된 것은 2010년 무렵이었고, 교육을 중심으로 한 국내사업 외에도 일본 등에서 호텔·F&B를 핵심으로 한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이어온 끝에 대표이사로 오르게 됐다.  

“바인그룹의 모태인 동화세상에듀코도 처음에는 동화책이나 유아전집을 방문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학원, 온라인 코칭까지 포트폴리오가 다양화 됐지만 처음 창업 이후 몇번의 전환기를 거치며 지금까지 회사를 함께 성장시켜온 구성원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출판사 영업사원 출신의 바인그룹 김영철 회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삼아 1995년 교육 회사를 차렸다. 이것이 바인그룹의 시작이었다. 비록 비가 새던 작은 사무실이었지만 ‘성공자는 남다르다’라는 경영철학을 내걸고 사업을 꾸준히 이어온 끝에 전집 판매-초등 학습지 교육-중고등 홈스쿨까지 콘텐츠를 다변화시켜 오면서 지금의 바인그룹을 일궈냈다. 
 
유도를 통해 익힌 위기관리 능력, 두려움을 극복하는 실행력은 ‘사람을 성장시켜야 기업이 성장한다’라는 확고한 인재경영 철학의 바탕이 됐다. 현재 바인그룹 구성원들은 1995년부터 시작해 100주년이 되는 2094년까지의 100년 달력에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와 비전을 새기며 꾸준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바인르미에르

티칭 아닌 ‘코칭’…우리 사회의 리더를 키우는 바인그룹
나와 우리, 모두의 성장 이끌어내는 ‘리더형 인재’ 필요해
노하우는 공유, 정보는 개방…교육 업계 선두주자의 전략

“현재 바인그룹 교육계열사 내에서는 전문코치들이 2700명 정도 있습니다. 물론 메인은 교과목과 성적을 가르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청소년들이 학업 스트레스 등 많은 압박들을 잘 견뎌서 올바른 인재로 성장하게끔 코치들이 도와주고 있죠. 회장님도 그렇고 저희는 ‘코치는 학생의 생명을 다루는 일’ 그만큼 학생에게 주는 영향력이 크다 라고 말합니다”

바인그룹이 도입한 ‘코칭’은 단순히 학습지 선생님들이 학과공부를 가르쳐주는 형태의 ‘티칭’과는 달리 전문 코치들이 좋은 롤모델로서 아이들의 성장에 보탬이 되게끔 하는 ‘코칭’이 핵심이에요. 현재는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과 성인까지 다양하게 코칭이 이뤄지고 있고 회원수는 3만2000명 정도 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6만명까지 회원수를 늘려갈 생각입니다”  대표 브랜드인 ‘상상코칭’은 전문적인 1:1 청소년 학습코칭을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외국어 회화 전문 브랜드인 ‘파워잉글리시’와 학습코칭 학원 형태의 192개 ‘코칭센터’가 전국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건강한 미래를’ 이라는 ESG슬로건으로 학과공부 만을 가르치는 티칭이 아니라 인성코칭을 개발해 론칭하고, 청소년 자기 성장 사회공헌 프로그램 ‘위캔두’를 통해 성적 중심의 경쟁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본인의 자기성장에 집중해 리더십 역량을 키우고 비전과 목표를 형성해가고 있다. 

더욱 큰 성장, 모두의 성장을 위해 바인그룹이 택한 방향성은 ‘공유와 개방’이다. 그동안 유료로 제공되던 콘텐츠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집중하고 있다. 

“옛날이라면 유료로 제공했던 콘텐츠들을 무료화 시켜서 오픈소스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많이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1:1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코치님과 학생의 ‘케미’거든요. 아무리 좋은 선생님이라도 학생과 맞지 않을 수 있잖아요. 일반적으로 교육시장에서는 사전에 결제를 해야만 수업이 이뤄지지만 바인그룹에서는 사전에 무료수업을 30분 제공하고 사후에 소비자가 선택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선도적이라고 할 수 있죠”

“시장이 많이 바뀌었어요.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도태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좀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특히 교육업계의 경우, 저출산 위기가 있긴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어들었음에도 한 자녀에게 쓰는 교육비는 오히려 늘고 있거든요. 소비자에 초점을 맞춰서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에게는 더욱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인르미에르와
‘인재 육성’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바인그룹인 만큼, 잘 성장한 인재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광섭 대표이사는 나 혼자 잘나면 된다는 식으로 개인주의 성향의 인재보다는 나 스스로와 주변사람, 내가 속한 조직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앞으로의 시대에 필요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요즘의 시대는 초개인화·MZ·개인성향 이런 것들이 키워드로 꼽히잖아요. 집집마다 아이들이 귀하다 보니 좋은 측면에서 바라보면 개개인의 개성이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많이 다르거든요. 수많은 사람들의 개성을 하나로 모아주는 ‘리더십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성장한 사람을 생각해보면 지속적인 학습과 자기계발을 실천하는 사람, 그리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력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의 성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그리고 회사의 성장에까지 관심을 갖고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끝으로 바인그룹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김광섭 대표이사는 ‘사람의 성장’을 꼽았다. 사람의 성장과 기업의 성장이 다르지 않듯, 바인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 구성원들이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대표이사는 ‘교육사업’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국내와는 달리, 해외사업의 경우 바인재팬을 중심으로 부동산업과 호텔업, F&B 유통사업 등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해외사업 부문이 바인그룹의 핵심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는 설명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