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마타도어 그리고 데이지 걸 광고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마타도어는 우리 말로 흑색선전이라고 부른다. 마타도어는 스페인어로 소를 유인한 후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투우사를 의미한다.
사실무근 내용을 만들고 전파를 해서 상대를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전략으로 주로 정치판에 자주 사용한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일반인들도 정치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SNS 등을 중심으로 마타도어가 횡행한다.
SNS에서 발생한 가짜뉴스를 언론이 받아서 보도하고, 그 보도 기사 내용을 SNS에서 재확산하는 방식으로 해서 마타도어가 현대에는 형성된다.
첫 TV 광고 마타도어, 데이지 걸
데이지 걸은 첫 마타도어 TV 광고라고 할 수 있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린든 B. 존슨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 받는다. 대통령 선거를 불과 1년 앞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의 암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에 존슨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히 치솟았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뉴욕주지사 넬슨 록펠러가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했다. 하지만 선거 1년 앞두고 연하 여비서와 외도를 하고 부인과 이혼하는 등 섹스스캔들이 발생하면서 지지율이 폭락했다.
누가 봐도 존슨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자 공화당은 젊은 상원의원 베리 골드워터가 대통령 후보 공천권을 받아냈다. 존슨 대통령 캠프로서는 상당한 위기에 봉착했다.
다만 베르 돌드워터가 평소 “크렘린에 미사일을 떨어트리고 싶다” 또는 “소형 핵무기를 일반 폭격 무기로 삼아야 한다” 등 핵무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했다.
이에 존슨 캠프는 네거티브 광고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데이지 걸 광고였다.
소녀가 꽃잎을 세자
두 살배기 귀여운 여자아이가 꽃잎을 따면서 “하나, 둘, 셋, 넷, 다섯, 일곱, 여섯, 여섯, 여덟, 아홉”을 센다. 그러는 순간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핵무기가 폭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존슨은 “이것은 도박입니다! 세상을 신의 아이들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어둠 속으로 빠질 것인가.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죽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라면서 투표를 종용하는 문구가 나온다.
해당 광고는 1964년 9월7일 밤 10시 CBS 영화 시간에 ‘딱 한 번’ 나갔다. 물론 배리 골드워터 캠프 측은 격분해서 항의를 했다. 그리고 즉각 광고를 삭제한 것이다.
하지만 광고가 너무 섬뜩했기 때문에 전국민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특히 2년전 쿠바 핵미사일 배치 등으로 인해 핵전쟁 위기까지 갔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엄청났다. 그리고 해당 광고를 언론보도를 통해 확대재생산됐다. 결국 대선에서 대참패를 당했다.
데이지 걸 광고는 텔레비전 네거티브 광고의 대표적 이미지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