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파리올림픽이 성큼 다가온 시기임에도 국내에서는 좀처럼 올림픽 활기를 느껴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구기 종목의 탈락과 그로 인한 선수단 파견 인원의 축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부 국내 기업들은 스포츠 열기를 끌어올리고자 공식·비공식적으로 올림픽 마케팅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지에서 펼치는 한류 마케팅
일부 기업들은 현지에서 홍보 및 후원에 나서며 K-문화와 제품 알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선수촌 선수들에게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 배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 내 위치한 삼성 올림픽 체험관에서 약 1만 7000 대의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 배포를 시작했다.
이번 올림픽 에디션은 지난 10일 갤럭시 언팩에서 발표된 신제품 ‘갤럭시 Z 플립6’로 제작됐다. 각국 선수들은 지난 18일부터 선수촌에 입촌해 순차적으로 올림픽 에디션을 수령하고 있다.
선수들을 위해 특별 제작된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은 갤럭시 AI를 탑재한 최초의 올림픽 에디션으로 각국에서 모인 선수들이 언어의 장벽 없이 소통하고 전 세계 팬들에게 올림픽의 감동을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에는 선수들이 파리에 머무는 동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특화 서비스와 앱 등이 탑재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하계올림픽 현장을 찾아 갤럭시 제품을 활용한 마케팅에 직접 나설 예정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가 파리 올림픽에서 갤럭시 제품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는 만큼 이 회장이 직접 나서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 회장이 올림픽을 찾는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한편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IOC TOP 기업에 포함된 삼성전자는 1997년부터 IOC와 TOP 계약을 이어가며 30여 년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다.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까지 후원하기로 계약을 맺은 상태다.
국가별로 올림픽 단복 경쟁에 뛰어들면서 올림픽 웨어의 위상도 달라지는 중이다. 최근 패션 업계는 기능성 위주보다는 국가별 전통미를 살린 디자인에 힘을 쏟고 있다.
#무신사
파리올림픽 개·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을 단복을 공개
무신사의 캐주얼웨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4 파리올림픽 개·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을 단복을 제작했다.
그간 국제 스포츠대회 한국 선수단 단체복은 대기업 패션업체에서 도맡아 제작해 왔지만 캐주얼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복을 처음 제작한 데 이어 올해 파리올림픽 단복까지 맡게 되면서 젊은 감각이 반영된 트렌디한 디자인이 나왔다는 반응이다.
무신사 스탠다드에 따르면 한국 선수단 단복은 청색을 활용한 ‘벨티드 수트 셋업’으로 구성됐다. 동쪽을 상징하고 젊음의 기상과 진취적 정신을 잘 보여주는 청색 중에서도 차분한 느낌의 벽청(碧靑)색으로, 다양한 국가의 선수단 사이에서 한국 대표팀이 푸르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이랜드월드 스파오
패럴림픽의 개·폐회식 때 대한민국 선수단의 단복을 제작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도 이번 2024 파리 패럴림픽의 개·폐회식 때 대한민국 선수단의 단복을 제작했다.
이번 파리 패럴림픽 대표선수단복은 모든 선수의 신체 치수를 세밀하게 측정한 개별 맞춤형으로 제작된 점이 특징이다.
디자인은 한국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클래식한 멋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재킷은 태조 이성계의 곤룡포에서 영감을 받아 네이비 트리밍과 오조룡 금속 단추, 단청 문양의 싸개 단추로 포인트를 줬다.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페도라는 태극무늬 띠를 둘렀으며, 타이와 댕기에도 단청 문양을 활용했다.
외에도 코오롱FnC와 BYN블랙야크 그룹 등 패셥 업계의 의류 및 용품 후원이 이루어져 마케팅 노출 효과를 더욱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하우스, 15개 민간·공공기관이 참여
파리 중심가에서 운영되는 코리아하우스에서 국내 기업과 K-문화를 홍보하는 기업들도 있다. 코리아하우스는 올림픽 기간 동안 기자회견이나 경기 결과 발표 등의 주요 행사가 진행되는 핵심 소통 장소다.
대한체육회가 진행하는 코리아하우스에서는 15개 민간·공공기관이 참여해 분야별로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행사·공연 등을 선보인다. 오는 25일부터 8월 11일까지 운영되는 이번 코리아하우스는 역대 올림픽 코리아하우스 중 최대 규모다. 코리아하우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선수단을 지원하고 외교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회 운영되고 있다.
파리올림픽 코리아하우스는 파리 7구에 위치한 3층 건물 ‘메종 드라 쉬미(Maison de la chemie·화학의 집)’ 전체를 단독 임차해 운영한다. 파리 7구는 나폴레옹의 시신이 안치된 앵발리드와 에펠탑, 오르세 미술관 등 주요 관광지와 가까워 파리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
먼저 코리아하우스에서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한국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이달 27일부터 31일까지 케이팝과 케이뷰티(K-Beauty)‧케이푸드(K-Food) 등 한국 문화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하이브'와 협업해 K팝 가수가 방문한 국내 주요 관광명소와 문화관광 행사를 소개한다. K팝 공연 무대 의상을 전시하고 전통 및 현대한복을 입고 한국 관광지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할 수 있는 관광홍보관을 운영 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출판 한류의 기반을 조성하고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알리기 위해 '이기훈 그림책 작가의 라이브 페인팅 쇼', 한국 백수린, 윤고은 작가와 프랑스 베르나르 미니에 작가의 문학대담 등 '북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문체부가 한복, 한지, 한식 등 한국 전통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전시를 운영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도예 전시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의 자연경관을 담은 작품부터 K팝과 한국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작품까지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민간 기업들도 코리아하우스의 스폰서로 대거 참여해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CJ제일제당
먼저 이번 코리아하우스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CJ는 영화·음식·음악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소개한다. 또 자사의 식품 브랜드인 ‘비비고’를 활용한 ‘비비고존’을 운영해 떡볶이와 만두 등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을 선보인다. 외국인들이 CJ그룹관에서 한류 문화를 영상과 이미지로 폭넓게 느끼고, 비비고 존에서는 음식을 직접 맛보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2017년 간편식품부문 공식 스폰서로 체육회와의 동행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부터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간편식으로 구성된 한식 먹거리를 제공했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선수단에 다양한 식품 패키지를 제공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팀 코리아 선수단에 비비고 식품 패키지를 전달했고 코리아 하우스 내의 선수 라운지에서 선수단이 항시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오비맥주
오비맥주도 오는 25일부터 코리아하우스에서 ‘카스 포차’를 운영하며 한국 주류 문화를 알린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맥주 파트너다. 국내 주류 브랜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파리올림픽을 후원한다.
#파리바게뜨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빵의 본고장인 파리에 있는 5개 매장에서 직접 만든 베이커리 제품을 현지 선수단 훈련캠프와 코리아하우스에 전달한다. 한국식 빵이 종주국 프랑스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코리아하우스에 8500개 가량의 제품을 후원하고, 파리 현지에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 5개 매장을 통해 ‘팀코리아’에 응원 빵 3만여개와 축하 케이크를 전달하는 응원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포토이즘
국내 최대 규모 즉석 사진 스튜디오인 ‘포토이즘’은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케이팝 가수들의 프레임 사진 촬영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유빈(탁구), 안세영(배드민턴), 우상혁(육상) 등 선수단 142명과 함께 사진을 찍는듯한 프레임이다.
주춤한 국내 응원 분위기, 집관족 공략
올림픽 기간 중 폭염이 예고되는 상황 속 대다수의 국민들은 집에서 올림픽을 관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유통 업계는 집관족 공략에 나섰다.
#CU·GS25·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는 야간 응원에 필수 음식인 치킨과 맥주 등 야식 먹거리로 집관족을 공략한다. CU는 ’국가대표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했고, 안주류와 주류·음료 등 130여종의 상품은 할인 또는 추가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GS25도 치킨·맥주를 할인 판매하고, 세븐일레븐은 대용량 페트 맥주를 할인한다.
#노스페이스
패션업계도 올림픽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집관족들이 올림픽 열기를 패션으로도 표현할 수 있도록 한정판 제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노스페이스는 롯데백화점과 함께 6개 점포에서 ‘국가대표팀 레플리카 컬렉션’ 팝업을 열고 올림픽 시상용 단복을 포함해 경량 바람막이 재킷과 티셔츠 등 20여 개 품목을 출시했다.
#오메가, 골든구스
명품도 마찬가지다. 1932년부터 92년간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시간 측정 기기) 자리를 지켜온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올림픽 기념 팝업을 열고 올림픽 상징 색에서 영감받은 스페셜 컬렉션을 내놨다. 이탈리아 슈즈 브랜드 골든구스도 한정판 새 마라톤 스니커즈 골드 컬러웨이를 선보였다.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이전 대회와 달리 각종 기업 후원의 규모가 축소된 상황이지만, 일부 기업들이 펼친 올림픽 마케팅이 출전 선수의 사기와 올림픽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