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주한베트남 대사관 찾은 이유…‘땡큐 베트남’
베트남 권력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별세, 신동빈 직접 조문
그룹 차원에서 극진한 애도…‘베트남’에 힘쏟는 롯데그룹의 이유 있는 행보
2025-07-25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지난 19일 오후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향년 80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25일 오전 주한 베트남 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했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베트남 법인장들은 현지의 국립장례식장에서 조문했으며, 롯데그룹의 베트남 현지 사업장들은 조의를 표하기 위해 반기를 게양하고 홈페이지 및 SNS 내 롯데 관련 로고를 모두 흑백으로 표현하고 있다.
애도기간 중에는 판촉행사와 음악방송 등을 중단하고 영화상영관‧키자니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장의 문까지 닫는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극진하게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은 베트남 시장 내에서의 롯데그룹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 신동빈 회장을 필두로 롯데그룹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고,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실적까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롯데그룹에게 있어 ‘베트남’은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이자,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다.
특히 사드(THAAD)보복과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큰손인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롯데그룹의 입장에서는 ‘베트남’이 새로운 큰손이자 포스트 차이나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의 문화와 관습에 발맞춰 극진한 애도를 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진출에 힘써온 신동빈…최근 가시적 성과 ‘눈길’
VCM에서도 ‘베트남’ 언급, 주요 계열사 투자 가속화할 듯
현재 베트남에는 롯데마트‧롯데백화점‧롯데호텔‧롯데GRS‧롯데카드 등이 일제히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1998년 롯데리아(롯데GRS)를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뒤, 꾸준히 시장 진출을 확대해가다가 2014년부터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호찌민시에 2조원 규모의 랜드마크 ‘에코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뛰어드는가 하면, 같은 해 9월에는 복합시설 ‘롯데센터 하노이’를 오픈했다. 2022년까지 롯데그룹이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만 50억 달러에 달했다.
베트남 시장에 좀더 힘을 줘야 한다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선택은 최근 들어 가시적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하노이에 조성한 초대형 상업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5개월 만에 누적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롯데카드는 베트남 현지 진출 6년 만인 지난달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올해 처음으로 연간흑자를 바라보고 있다.
베트남에 처음으로 진출했던 롯데리아의 경우 베트남 시장 내에서는 패스트푸드 1위 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2008년 진출한 롯데마트도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점을 포함 16개 점포를 운영하는 등 국내업체들 중에서는 베트남 시장에서 사실상 1위의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계속해서 힘을 쏟는 만큼, 주요 계열사들도 이에 발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5월 베트남 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에 6800만 달러(약 937억원) 규모 증자로 사업 확장을 공식화했다. 롯데렌탈은 하반기 중 베트남 개인 장기렌터카 시장에 진출해 2028년까지 1만대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베트남 투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월 실시된 상반기 VCM(사장단 회의)에서 “베트남에서 큰 성과를 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같은 시장을 선도할 사업모델을 발굴해달라”고 주문했고, 지난해와 올해 계속해서 롯데家 3세인 신유열 전무와 함께 베트남에서의 주요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