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7월 30일 생방송 음악캠프 알몸노출 사건
2025-07-30 어기선 기자
생방송 도중 하의 완전 탈의
2000년대 초반 크라잉넛이 인디밴드로 성공을 거두자 MBC 생방송 음악캠프에서는 ‘이 노래 좋은가요’라는 코너를 만들었다. 평론가들의 추천을 받은 인디 뮤지션을 등장시키는 코너였고, 이날 럭스가 뽑혔다. 이에 럭스는 휑한 무대를 채우기 위해 많은 인디밴드 동료를 불러서 함께 세웠다. 그런데 생방송 도중 카우치 등의 멤버 두명이 갑작스럽게 하의를 완전히 탈의를 한 후 폴짝폴짝 뛰었다. 그것이 고스란히 전파를 탄 것이다. 방송 스태프는 물론 관객들도 당황해했다. 그리고 당시 MC였던 신지와 MC몽은 무대가 끝난 후 사과했다. 하지만 후폭풍은 엄청났다. 일단 생방송 음악캠프가 종영됐다. 시청자들은 아무리 방송사고가 있었다고 해도 음악캠프 자체가 무슨 잘못이 있냐면서 과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결국 ‘쇼! 음악중심’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대신 5분 지연 생방송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2006년 SBS 인기가요에서 씨야의 공연 도중 댄서 발작 실신 방송사고로 생방송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인디밴드 방송 출연 금지 그리고 조선펑크 장르 쇠퇴
결국 인디밴드는 2009년까지 주요 지상파 출연이 금지됐다. 설사 출연 금지가 해제가 됐다고 해도 방송국 PD들 사이에서는 인디 밴드 출연 섭외는 꺼리게 됐다. 오죽하면 신해철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10년쯤 뒤로 후퇴시킨 쓰레기들”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그것은 인디밴드 동료들과 팬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홍대 클럽 폐쇄 여론에 힘입어 홍대 클럽을 폐쇄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방송사고로 인디밴드가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결국 인디밴드의 침체기가 장기화됐다. 가장 큰 문제는 ‘조선펑크’라는 장르가 아예 사라지게 됐다는 점이다. 당시 크라잉넛을 필두로 해서 조선펑크가 상당한 인기를 얻었는데 이날 방송사고로 조선펑크 인디밴드는 사고덩어리라는 시선을 받게 되면서 조선펑크 인디밴드는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사실 이날 방송사고만 아니었다면 조선펑크 장르는 새로운 장르로 우리나라 k팝 역사의 하나라를 담당할 수 있었는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