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동교동 사저’ 100억에 사들인 인물 누구?…커피업체 대표 박모씨

프랜차이즈 퍼스트커피 등 운영, 한국바리스타자격검정협회 대표로도 활동 “카페 아닌 민간의 기념관 된다” DJ 삼남 김홍걸, 사저 처분해 상속세 해결

2024-08-08     박영주 기자
김대중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사저이자,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동교동 사저’가 100억원에 매각된 것이 알려진 가운데, 이를 사들인 이는 커피업체 대표 박모씨로 알려졌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조회해본 결과, 지난달 2일 DJ 삼남 김홍걸 전 의원은 박○○씨(20%), 정△△씨(60%), 정□□씨(20%) 등 3명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4일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세 사람이 같은 주소를 쓴다는 점에서 가족으로 추정되며, 토지와 주택을 포함한 동교동 사저 매매금액은 ‘100억원’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DJ 동교동 사저 매입시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약 8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인 채권최고액이 ‘96억’으로 돼 있는데, 통상적으로 근저당설정은 채권액의 120%로 설정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DJ 동교동 사저를 매입한 박○○씨는 작년 기준 전국에 4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로 알려졌다. 특히 동교동 사저 반경 150m 이내에는 카페 1개, 창업지원센터 1개, 바리스타학원 1개가 영업 중이다.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를 확인해본 결과, 박○○씨는 프랜차이즈 퍼스트커피와 커피 원두를 제공하는 법인 ㈜퍼스트커피팩토리 등을 갖고 있는 대표이자 바리스타 자격증을 주관하는 ‘한국바리스타자격검정협회’의 대표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가맹사업이 시작된 것은 2021년 4월부터였다. 재무상황을 보면 작년 기준으로 ▲자산 248억9693만원 ▲부채 202억8275만원 ▲자본 46억1418만원 등이었고, 임원 수는 4명에 직원 수는 44명이다.    매출액은 ▲2021년 13억5219만원에서 1년 만에 껑충 뛰어 ▲2022년 103억7374만원 ▲2023년 159억7761만원 등으로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맹점 수도 2021년 4개였던 것이 2022년 24개, 2023년 40개로 늘어났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2억1045만원이었지만 ▲2022년 –1억3073만원으로 ‘적자전환’ 했으며, 2023년에는 영업손실이 –10억8517만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2억352만원 ▲2022년 2억8176만원 ▲2023년 –16억7205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사진=퍼스트커피팩토리
DJ 사저를 매입한 이가 커피 프랜차이즈업을 하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뒤늦게 정치권에서는 사저가 ‘카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나 서울시가 나서서 국가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DJ의 삼남인 김홍걸 전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속세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정치권에서 전화 한통 없었다. 박지원 의원님 같은 경우에 전 재산도 내놓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머니(이희호 여사) 돌아가신 후로 동교동 일과 관련해서 전화를 주신 적이 없다”고 뒤늦은 논란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매입자가 동교동 사저를 부수거나, 카페로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며 “건물을 새 단장해서 두분 어른께서 계셨던 공간을 보존해주겠다는 거다. 사실상 민간의 기념관이 되는 것”이라 말해 일각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본지는 김홍걸 전 의원의 CBS 인터뷰 내용이 맞는지 매입자 박모씨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경로를 통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DJ의 동교동 사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 인생 대부분을 보낸 곳으로 군사정권 당시 자택연금으로 탄압을 받으면서도 저항했던 민주화의 산실로 알려져있다. ‘동교동계’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을 정도로 정치사적 의미가 깊은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