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건국절

2025-08-14     어기선 기자
사진=행정안전부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건국절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광복회와 야권 등이 정부가 건국절 제정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15일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건국절 논란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을 둘러싸고 튀어 나왔다. 이종찬 광복회 회장은 김 관장이 뉴라이트 인사라면서 김 관장이 임명되면 건국절 제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기자회견에서 “1948년 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건국절 제정을 반대한다”며 “저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건국절은 최근 튀어나온 논쟁

대한민국 역사를 살펴보면 건국절은 최근 튀어나온 논쟁이다.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건국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정부 수립일로 볼 것인가의 논쟁이다. 사실 그동안 건국절 논란이 이뤄질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제헌헌법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라고 돼있다. 즉, 대한민국의 건립 시점을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돼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1948년 정부수립할 때 연호를 ‘대한민국 30년’으로 했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 역시 1948년을 대한민국 30년으로 못을 박았다. 그 이후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이었지 건국절이 아니었다. 하지만 건국절 논란이 일어난 것은 2006년 7월 31일 이영훈 교수가 동아일보에 건국절을 만들자는 칼럼을 올리면서이다. 그 이후 뉴라이트 인사들을 중심으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꾸준하게 나왔다.

모든 나라에 생일 있다???

뉴라이트 인사들이 건국절을 제정하려고 하는 이유가 모든 나라에 생일이 있는데 대한민국에만 생일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도 건국기념일이 있다는 것이 뉴라이트의 논리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미국 건국기념일은 ‘독립기념일’이다. 즉, 건국기념일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만약 뉴라이트 인사의 논리대로라면 미국 건국기념일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취임을 한 날을 건국기념일로 삼아야 한다. 또한 대다수 나라들이 생일이라고 챙기는 날짜는 주로 ‘독립기념일’이다. 즉, 정부가 수립된 날짜를 기념하지 않는다.

국가의 3요소

뉴라이트 인사들이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건국으로 취급하지 않는 이유는 ‘국가의 3요소’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런데 국가의 3요소라는 것이 결국 제국주의시대 당시 식민지 국가 중 어떤 나라를 독립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제국주의 열강들이 내세운 논리가 바로 ‘국민’ ‘영토’ ‘주권’이었다. 이것을 갖추지 못하면 식민지 국가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가의 3요소 논리를 적용하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국가와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한민족은 한반도에서 국가를 세워오면서 꾸준하게 한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영유해왔다. 그것을 잠시 일본제국주의에 빼앗긴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가의 3요소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해도 엄연히 정부로서 인정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반대쪽의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