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향미
[파이낸셜리뷰] 상간녀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청구 기간을 놓쳐 소송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자주 발생하는 경우는 바로 이혼을 하지 않고 상간녀를 상대로 사과만 받고 일단 넘어가는 경우다. 이혼하지 않고 소문나는 것도 싫어서 조용히 넘어갔는데, 끝내 마음 속으로 용서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배우자의 태도가 여전히 뻔뻔할 때 그런 생각이 드는데, 뒤늦게 상간녀 소송을 하려고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경우가 많다.
상간녀 소송 청구 기간은 배우자의 외도 사실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났다면 소멸시효에 걸리게 된다.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행사를 게을리했다”고 보고, 소송을 걸어도 상대방이 3년이 지나 청구했으니 소멸시효가 지나서 줄 수 없다고 하면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자와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상간녀 소송을 하고 싶다면 그 소송이 외도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외도가 있었던 때로부터 10년 이내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어떤 여자와 2015년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바람을 피우고 헤어졌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날이 2024년 9월 10일이라면.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날인 2024년 9월 10일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인 2027년 9월 10일까지 위자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동시에 불륜이 있었던 때 중 가장 마지막인 2016년 12월 31일로부터 10년이 지난 2026년 12월 31일까지 소를 제기해야 한다.
즉 '안 날로부터 3년',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되는 두 시점이 다르다면 둘 중 먼저 도착한 시기가 기준이 된다.
주의할 것은 단순히 구두로 위자료를 청구한 것은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경우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에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소송을 제기하거나 상간자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끔 상간녀에 대한 소송을 이혼해야만 제기할 수 있는 줄 알고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혼하지 않고 계속 사는 경우 상간녀 소송만 단독으로 할 수 없다고 잘못 알았던 경우다. 법원에서는 법을 잘 몰랐다는 이유로 소 제기 기간을 놓쳤다 하더라도 봐주지 않는다.
배우자의 외도를 용서하도라도 상간자를 그냥 용서할 수 없겠다면 꼭 기간 안에 상간자소송을 걸어야 한다.
그렇다면, 불륜이 계속된 경우 소멸시효 기준 시점은 언제일까.
남편(아내)의 외도를 용서했지만 바람을 피우던 여자와 계속 몰래 만났고, 나중에 그 사실이 다시 발각되는 경우도 꽤 많다.
이런 경우 다시 걸렸을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배우자와 그 상대방이 나를 속이고 몰래 계속 만났다는 것은 부정행위, 즉 불법행위가 계속 이어져 온 경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알게 된 시점을 기준으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상간자 소송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 우리나라 제도상 합법적으로 상간녀, 상간남에게 취할 수 있는 법적인 조치는 상간자 소송밖에 없다.
만약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넘어가기엔 너무 억울하다면 상간자 소송 제기 기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간이 촉박하다면 증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즉시 소송을 제기하거나 가압류 등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배향미 변호사 약력
대우조선해양(주) 준법지원부
변호사 배향미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정의와사랑
법률사무소 정온(晸穩)
현) 법무법인(유한)신원 순천분사무소
현)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백인변호사단
현) 전남지방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