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요즘 혼인신고 없이 함께 사는 커플이 많아지면서, '사실혼'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동거는 좋지만 문제는 헤어질 때다. 오래 동거하면 헤어질 때 무조건 재산분할이 되는 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면 사실혼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산분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만약 미리 재산분할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자기가 모은 재산은 꼭 자기 명의로 해두어야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혼이란, 단순히 함께 사는 동거와는 다르게 사실혼으로 인정되려면 3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두 사람이 ‘혼인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즉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혼인신고를 할 것이고 부부로 살아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둘째,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해야 한다. 셋째,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혼 재산분할 소송에서 사실혼과 동거를 구별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기간 지속적으로 동거했는지가 중요하다. 일시적이거나 동거와 별거를 반복하는 것은 사실혼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다만 6개월 이상 동거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실혼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아래 표지들에 따라 동거로 판단될 수 있다. 또한 결혼식을 하고 동거했다면 이후 짧은 시간 내에 결혼이 파탄 났어도 사실혼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결혼식 유무 또는 결혼식 사진의 존재 여부이다. 만약 결혼식을 올리고 동거했다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실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혼식은 사회적으로 두 사람이 부부임을 알리고, 부부의 자격으로 살겠다는 뜻, 즉 혼인 의사를 가지고 사실혼으로 살았다는 것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양가 상견례를 했는지도 본다.
셋째, 서로의 호칭이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배우자처럼 불렀는지도 중요하고, 대외적으로 어떻게 소개했는지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변에 아내, 남편으로 소개했다면 사실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넷째, 주변 사람들에게 부부로 인식되고 있는 가이다. 이혼소송도 재판이다 보니, 혼인 의사가 있었는지에 관한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변 다른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두 사람이 대외적인 행사에 어떤 자격이나 관계로 참석했는지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부부로서 행동했다면 사실혼으로 보일 것이다.
다섯째, 경제적 공동체 형성했는지 여부이다. 생활비를 함께 부담하고, 서로 수입을 모으고 재산을 공동 관리했는지를 본다.
여섯째, 집안 행사에 어떤 자격으로 참석하였는지를 본다. 가족 경조사에 함께 참여했는지, 부부로 참석했는지, 서로의 가족에게 배우자로 소개했는지, 가족들이 동거 사실을 알고 있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일곱째, 혼인의사가 있어야 한다. 장래 혼인신고를 할 의사가 있었는지,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특별한 사정없이 혼인신고를 오랜 기간 하지 않았다면 단순 동거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덟째, 만약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했다면 사실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아홉째, 의료 및 복지 혜택을 공유했는지를 본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연금 수급권 지정 등을 통해 법률혼에 준하는 관계를 형성했는지를 여부이다.
위와 같이 다양한 측면을 두루 살펴 사실혼인지 단순 동거인지 판단하게 된다. 실제 소송에서 적용은 말 그대로 케이스마다 다르기 때문에 지금 함께 살고 있다면 사실혼으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재산 명의를 적절히 정할 필요성이 크다.
만약 서로 헤어지게 될 경우 받아야 할 재산이 있다면 두 사람이 단순 동거가 아니라 ‘사실혼 관계’임을 입증하는 것이 시급하다. 돈을 줘야 하는 입장에서는 재산분할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단순 동거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향미 변호사 약력
대우조선해양(주) 준법지원부
변호사 배향미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정의와사랑
법률사무소 정온(晸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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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백인변호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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