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국감] 비수도권 미분양 폭증·온누리상품권 사용처 논란 등

2025-09-25     김희연 기자
/사진=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25일 국회는 주택공급, 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 안전 점검, 지역 경제 부문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비수도권 미분양 폭증... 대출 보증 실적 미비로 실효성 의문
지방 미분양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미분양 대출 보증 이용 실적은 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춘석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약 1만 7천 호로 내려갔던 미분양이 올해 7월 들어 7만 1822호로 늘어나며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HUG 분양보증 사고는 지난해 14건 1조 1210억 원 규모로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이 발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가 늘며 분양 보증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급증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지방을 중심으로 보증사고 리스크가 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미분양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비수도권의 미분양이 수도권보다 훨씬 심각하다. 수도권 미분양이 1만 3989호로 인구 대비 0.05%인 것이 반해 비수도권 미분양은 5만 7833호로 인구 대비 0.2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의 경우 인구 만 명당 500호가 미분양이지만, 비수도권은 인구 만 명당 2300호가 미분양으로 수도권의 4.6배에 달하는 것이다. 지역별 인구 대비 미분양 비율은 대구 0.43%(1만 70호), 제주 0.37%(2482호), 강원 0.34%(5172호), 경북 0.30%(7674호), 충남 0.24%(5025호), 울산 0.22%(2428호), 전남 0.21%(3738호) 등 순으로 높았다.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전남이 2502호로 가장 많았고, 대구 1778호, 경기 1757호, 경남 1753호, 제주 1369호, 부산 1352호, 경북 1239호 순이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않은 물량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린다. 최근 10년간 준공 후 미분양은 2019년 12월 1만 8065호로 정점을 찍었다가 줄어들었으나, 올해 7월 1만 6038호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월 정부가 HUG를 통해 5조 원 공급을 목표로 미분양 대출 보증을 출시했다. 미분양 대출 보증은 PF대출을 갚지 못하는 미분양 사업장이 HUG 보증으로 금융권의 차환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미분양 대출 보증 이용실적이 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달 정부가 HUG 미분양 PF대출 보증 한도를 전용면적과 관계없이 분양가의 70%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8.8. 국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中)을 발표했지만, 지방 사업장의 경우 신규 PF대출 실행 자체가 어려워 보증이 확대되더라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최근 들어 서울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지방에선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는 등 주택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라면서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일괄적인 대책보다 지역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준정부기관 경영 성적 ‘보통 이하’ 다수... 혁신과 개선 시급
고용노동부 산하 준정부기관의 대부분이 경영실적 상대평가에서 '보통 이하' 등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재부는 매년 공기업·준정부기관·중소형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실시하며, 평가 등급은 탁월(S)‧우수(A)‧양호(B)‧보통(C)‧미흡(D)‧아주 미흡(E) 등 6단계로 구분한다. 이러한 경영평가는 유형과 등급에 따라 기관 내 임직원의 인사·연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관의 경상경비 예산에도 변화가 생기는 만큼 높은 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중에서는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된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고용정보원이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재준 의원실에 따르면 이들 준정부기관 5곳 중 최근 5년간 3번 이상 보통(C) 이하 등급을 받은 기관은 4곳에 달했다. 줄곧 B등급을 받아 왔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역시 23년도 들어 C등급으로 하락했다. 특히, 한국고용정보원은 23년도 미흡(E) 등급을 기록하며 기재부가 평가하는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국민복리증진) 대상 중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주요 감점 요인은 ▲워크넷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23년도) ▲청렴노력도 등급 하락 ▲경영정보공시항목 점검 실적에서의 벌점 등으로 파악된다. 한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경우 21년 D등급에서 22년도 C등급, 23년 B등급으로 점진적 상승하며 경영평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재준 의원은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는 단순 성과급·예산 문제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도와도 직결되어 있다"며, “낮은 등급이 계속 유지되거나 오히려 나빠지는 것은 준정부기관으로서 개선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영평가의 주요 지표에 경영혁신과 투명성 제고, 임직원의 복리후생 등도 포함된 만큼 기관의 미래와 존속을 위해 높은 등급을 유지해야 한다”며, "다양한 평가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크홀 예방 점검 구간 부족... 안전 대책 강화 촉구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석 의원이 국토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싱크홀 예방을 위한 대상 구간 약 8만 5천km 중 2.5%정도의 구간만 점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단이 이미 점검한 구간에서는 최근 5년간(2019~2023년) 32건의 싱크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전체 관리하는 도로 연장이 총 8만 5천km인이며 올해 점검 대상 연장구간은 2286km이다. 이는 전체의 2.5%에 해당하며 전체 연장구간을 검사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40여년에 육박한 것으로 계산된다. 공단은 연장 구간을 2026년 4,200km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해당기준으로도 검사 구간은 전체의 5% 정도밖에 되지 않아 연장 구간을 확대하고 이를 뒷받침할 인력 및 장비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윤 의원이 국토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전국 지자체 17군데에서 총 957건의 지반침하가 발생했고 공단이 점검하는 15군데 지자체에서 총 791건의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반침하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하수관 손상이었고 그 뒤로 다짐(되메우기) 불량, 굴착공사 부실 등이 뒤이었다.  특히 국토안전공단에서 최근 5년간 싱크홀 방지 사전 탐사를 실시한 곳 중 사고가 발생한 곳은 32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광주광역시가 9곳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뒤이어 경기도 7곳, 충북 5곳, 인천 4곳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싱크홀 방지 사전 탐사를 실시한 곳 중 사고가 발생한 곳 중 지반탐사 후 사고발생까지 짧게는 약 2개월, 길게는 약 6년 2개월, 평균 2년 2개월만에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탐사주기를 줄이고 탐사 연장구간을 대폭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윤 의원은 “최근 한반도에 폭우가 잦아 지반이 약해졌을 뿐 아니라 지하 공사를 자주하고 노후된 하수관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싱크홀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라며, “인력, 장비 확충 뿐 아니라 지반조사 대상연장을 확대하고 지반조사 검사 주기를 줄이는 등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노후화된 국가산단, 중대사고 속출... 안전관리 대책 필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의원이 노후화된 국가산단에서 크고 작은 중대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안전전담인력 증원과 안전관리 대책 재점검 등 노후산단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산업단지인 울산 미포를 시작으로 창원, 여수, 반월·시화, 구미 등이 조성되었고 70~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을, 90년대에서는 첨단·지식산업 등을 중심으로 시대별 산업육성 정책을 뒷받침하여 지난 60여년간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다. 이재관 의원실이 한국산업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산단 중대사고 현황>에 따르면 `20년 26건, `21년 25건, `22년 26건, `23년 24건 등 최근 5년간 총 110건의 중대사고가 발생하여 90명의 사망자와 84명의 부상자 등 총 174명의 사상자와 1,364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대사고가 발생한 국가산업단지 중 20년 이상 된 노후산업단지에서 107건(97%)이 발생하였고, 중대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인 울산과 전남지역의 경우 안전전담인력이 각각 1명과 2명뿐이었다. 한편, 한국산업관리공단은 사망사고, 재산피해 1억원 이상, 유해화학물질누출(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 기준)사고에 대해 중대사고로 집계하고 있다. 이재관 의원은 “울산미포단지를 시초로 우리나라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한 각종 산업단지들이 조성되면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의 견인역할을 해오고 있다.”“하지만 중대사고가 발생한 국가산업단지 대부분이 노후산업단지로 밝혀지면서 앞으로 대형재난으로 확산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산업부가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그린산단 사업 등 친환경, 디지털 산업단지로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가장 기초적인 안전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며“안전전담인력 증원과 안전관리시스템 점검 등 노후산단의 중대사고 예방대책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논란... 전통시장 소외, 가전제품 매출 1위
브랜드 백화점식 전자전문 쇼핑몰을 표방하는 대구종합유통단지 전자관이 1387개의 온누리상품권 가맹시장 중 전체 월평균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며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는 3위인 남대문시장 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구종합유통단지 전자관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상가 건물형이며, 점포 수는 1011여 개로, 대구시의 개발계획에 따라 조성되었다. 주요 대기업의 가전제품과 PC를 주로 판매한다.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온누리상품권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모바일·카드 온누리상품권 가맹시장별 월평균 매출에 따르면, 2024년 월평균 매출 1위는 대구종합유통단지전자관(55억 원)이고, 2위 역시 대구종합유통단지 내 섬유제품관(29억원)였다.  이곳은 ‘OK혼수백화점’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유명 가구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3위는 남대문시장(9억 원)이다. 모바일·카드 온누리상품권 전체 월평균 매출 총합은 569억 원으로, 1, 2위 ‘시장’이 약 15%를 차지했다.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지류상품권을 포함하면 이들의 매출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도 대구종합유통단지전자관(38억 원)과 대구 섬유제품관(23억 원)이 1,2위를 차지했으며, 2023년에도 전체 월평균 매출합은 389억 원으로 1,2위 사용처가 약 15%를 차지했다. 3위는 서울 광진구 조양시장(5억 원)이었다. 참고로 조양시장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와인 등 고급주류를 구입할 수 있는 ‘와인성지’로 유명한 시장이다.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와 다르게 가전제품과 혼수제품 등 고가품을 파는 특정 사용처에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1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이 “온누리상품권이 지역화폐보다 소상공인 지원효과가 크다”고 주장된 것과 상충된다.  2024년 모바일·카드 온누리상품권 지역별 월평균 매출합을 보면 서울 183억 원(전국 월매출 대비 32%), 대구 127억 원(22%), 경기 57억 원(10%), 경남 50억 원(9%), 부산 40억 원(7%), 대전 14억 원(3%)였다. 부산 전체 161개 시장 등의 월평균 매출 합계(40억 원)가 대구종합유통단지 전자관 단일 매출(55억 원)보다 낮았다. 장철민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이 일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국가 전체 내수진작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