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배추

2024-09-27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정부는 27일 기획재정부 김범석 제1차관 주재로 제3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동향을 중점 점검하고, 가격·수급 안정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차관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마트에서 배추 1포기에 2만원이 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배추가 ‘금추’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배추 가격·수급안정을 위해 출하장려금 지원을 통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할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서 시중에 유통시킨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최근 채소류 가격 상승은 기후변화에 따른 구조적 요인 영향이 있는 점을 고려해 스마트팜 확대, 품종 개발, 공급망 다변화 등에 대한 고민도 포함돼 있다.

배추는 현대 들어와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의 원래 재료는 ‘무’였다. 왜냐하면 배추는 조선초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품종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들어 중국과의 교류가 점차 넓어지면서 그에 따라 배추 품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선시대 배추는 지금의 절반에도 되지 않는 빈약한 품종이었다. 그러다가 구한말 중국으로부터 신품종의 배추가 들어왔다. 그것이 ‘청배추’ 즉 청나라 배추로 불렀다. 청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기 시작하면서 김치가 점차 보편화됐다. 왜냐하면 청배추가 지금의 배추와 비슷한 크기와 품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광복과 중국의 공산화로 인해 청배추 품종이 더 이상 수입이 되지 않으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그때 나타난 인물이 바로 우장춘 박사이다. 우장춘 박사는 배추의 국산화를 위해 품종 개발을 했고, 오늘날 배추 품종의 국산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중국 배추로부터 우리나라 배추 품종이 독립을 하게 됐다. 만약 우장춘 박사의 배추 국산화가 없었다면 중국으로부터 청배추를 수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김치가 사라지거나 ‘무’로 김치를 담가먹는 그런 문화가 자리매김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배추 생산량은 세계 4위

우리나라 배추 생산량은 세계 4위이다. 가격이 폭등하면 농민들은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배추밭을 트랙터로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다. 배추는 재배에서 판매까지 부대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또한 작황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재배할 때 아예 ‘밭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미 재배 당시 가격이 결정된 상태에서 농민이 재배를 하기 때문에 배추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도 그 혜택은 농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유통업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이 폭락하면 유통업자들은 밭떼기를 했다고 해도 폭락한 가격으로 다시 가격을 낮춰서 구입을 한다. 즉, 농민들 입장에서 가격이 폭등하나 폭락하나 노동에 따른 인건비도 건질 수 없는 상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