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디지털 장의사
2024-10-17 어기선 기자
2000년대 들어서
2000년대 들어서 인터넷이 널리 보급이 되면서 디지털 유산은 곳곳에 존재하게 됐다. 이런 인터넷에 기록된 자신의 인생을 지워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장의사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났다. 2020년대 들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잊힐 권리가 사람들 속에 각인이 되면서 그에 따라 디지털 장의사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명예훼손이 형사처벌을 받기 때문에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미지 또는 영상을 함부로 올리지는 않지만 일부는 ‘고의’로 다른 사람의 이미지 또는 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이미지와 영상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삭제를 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디지털 장의사를 이용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보다는 디지털 유산을 삭제하는데 특화된 사람들이다.사건사고 터지면서
디지털 장의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양진호 전 회장의 논란이 터지면서이다. 리벤지 포르노 유통의 중심에 웹하드 업체들이 있었고, 웹하드 카르텔 중심에 양 전 회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양 전 회장은 웹하드 업체 뿐 아니라 불법적인 검색 목록을 차단하는 필터링 업자, 불법 자료를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등 파일 공유 생태계의 모든 업자와 유착하여 카르텔을 형성하였다. 결국 양 전 회장은 음란물 불법유통 및 회사 돈 횡령으로 인해 징역 5년이 선고됐다. 그러면서 세상에 디지털 장의사라는 신종 직업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디지털 장의사가 또 다시 세상에 주목 받은 것은 n번방 사태 이후 피해자들이 ‘잊힐 권리’를 내세우면서 그때 또 다시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을 세상이 주목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