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2024-10-18     김진혁
일 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입학시험에 떨어진 학생에게 물어보라. 한 달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미숙아를 낳은 산모에게 물어보라. 한 주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주간잡지 편집장에게 물어보라. 하루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빈 통장의 일용직 근로자에게 물어보라. 한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애인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 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 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운명을 가른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물어보라. 1,000분의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에게 물어보라.
[파이낸셜리뷰] 시간은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요소로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역사이며, 미래는 미스터리, 오늘만이 선물이기에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 부른다. 시계는 늘 현재 시각만을 나타내기에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잘 체감하지 못하고 현재에 안주한 채 살아간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시간을 두 가지로 나눈다. 크로노스(chronos)는 물리적 시간으로 객관적·정량적 시간이다. 카이로스(Kairos)는 특별하고 주관적, 정성적 시간으로, “하루가 천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 는 의미이다. 평범한 크로노스의 시간을 특별한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인간이 제아무리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 대단한 명성이나 부를 쌓았다 할지라도 죽음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서양 중세 교부철학자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고백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만일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는다면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묻는 자에게 내가 시간을 설명하려고 하면 나는 모릅니다." 철학자들조차 시간을 이해하기 어렵다. 시간에는 순서가 있어 일들은 서로 이전과 이후 또는 동시 관계를 맺는다. 시간은 일정한 흐름으로 과거가 쌓여 현재가 되고 현재가 변하여 미래로 흘러간다. 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시간을 소홀히 여긴 자에게는 시간을 훔친 죄의 형벌을 받는다. 도연명은 시간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한다. “한창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가 지나면 그 새벽은 다시 오지 않는다. 때가 되면 마땅히 공부에 매진해야 하며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시간을 돈 이상의 여기고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이 지냈으면 한다.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지만, 패자는 시간에 끌려다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명은 최초의 심장박동으로 시작되며 마지막 박동으로 끝난다” 생명도 시간 안의 자식이다. 나폴레옹은 “우리가 어느 날 마주칠 불행은 우리가 소홀히 보낸 지난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라는 무시한 말을 했다. 인생의 차이는 시간 관리에 달려있다. 시간은 부족하고 쓸 수 있는 가장 귀한 자원이다. 시간을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