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치러지면서 출제·검토위원의 감금생활도 끝났다. 40여일 만의 일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출제·검토위원 500여명, 진행·급식·보안 등 행정 업무를 맡는 230여명 등 총 730여명은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꼭 40일간 합숙 생활을 해왔다.
출제·검토위원들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적정 난이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 관계자는 “점검위는 분석 결과 킬러문항이 없음을 최종 확인했다”며 “아울러 점검위는 출제 문항이 사교육업체 자료와 유사한지도 검증해 수능 출제의 공정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출제·검토위원 선정
출제·검토위원은 대학교수 300명과 명망 높은 고등학교 교사 190여명이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으로 투입된다.
여기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 직원들, 교육부 학교교수학습혁신과 소속 공무원들, 17개 시도 교육청 소속 연구직공무원등이 투입되면서 대략 500여명이 된다.
문제 출제 시작부터 수능이 끝날 때까지 관련자들은 감옥살이나 다름없는 시기를 보내야 한다.
일단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에서 명단을 만들어 놓고 일부를 고른다. 후보군에 들어가면 신원조회를 해야 한다. 그것은 8촌 이내에 고등학생 및 수능 응시자가 없어야 하며 고등학교 3학년 교사도 안된다.
후보군으로 선정되면 문의를 하고 해당 위원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왜냐하면 40여일이라는 시간을 외부와 단절해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해당 위원의 의사가 중요하다.
의사를 보이게 되면 국군방첩사령부와 국가정보원, 대한민국 경찰청을 통해 신원조회와 결격사유를 조회하고 신원 진술서를 쓰고 합숙소에 들어가게 된다.
우스개 소리로 어느날 갑자기 어떤 교수가 사라진다면 출제위원으로 감금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출제위원으로 발탁되면 주변에 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합숙에 들어가면
합숙에 들어가면 교육과정과 관련 없는 책 10권과 세면도구 등을 들고 들어갈 수 있다. 검열에 통과한 책은 문제 지문으로 활용할 수 없다.
문제는 교과서와 EBS 연계 교재인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에서만 출제를 한다. 국어나 영어는 교육부가 사전에 후보 문서를주고 출제위원들이 골라야 한다.
일단 합숙에 들어갈 때 발신자표시제한 번호로 연락을 받으면 특정 장소에 모여 버스로 이동한다. 여기에는 국가정보원 요원, 조교 80여명, 요리사, 의사, 간호사 등도 포함한다. 의사와 간호사도 포함한 이유는 외부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중환자일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할 수 있지만 외부와의 접촉은 불가능하다.
모이는 장소는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다. 유리창에는 신문지를 붙여서 내부를 볼 수 없고, 건물 주위에 담장과 철조망을 쳐놓고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휴대폰 등 통신 수단 등을 차단한다. 그리고 경찰관을 배치한다.
휴지, 종이 등 쓰레기는 물론 음식물 쓰레기도 함부로 버릴 수 없다. 음식물 쓰레기는 건조기로 처리해서 수능이 끝나야 반출해서 처리한다. 만약 실수로 물건이 외부로 나갔다면 갈기갈기 찢겨서 쓰레기 처리가 된 후 수능이 끝나야 반출해서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