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온다…현대차의 맞춤형 인사, 최초의 외국인 CEO

성 김 현대차 고문역 사장으로 영입, 정의선 2기 수뇌부의 ‘북미 힘주기’

2025-11-15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주장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현대차 그룹이 발빠른 임원인사로 글로벌 불확실성 대비에 나섰다. 최초의 외국인 대표이사로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이자 북미권역본부장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내정하는가 하면, 미국 외교관료 출신인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북미시장’과 관련한 힘주기가 엿보인다.  현대차 그룹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토대를 구축하고자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 대해 “우수한 성과 창출에 부합하는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감과 동시에 미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내부 핵심역량을 결집하고 성과·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그룹사 대표이사에 과감히 배치하는 등 조직 내실강화 및 미래 전환 가속화를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인 호세 무뇨스 사장이 오는 2025년 1월1일자로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다는 것이다.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내정자는 현대자동차 창사 이래 최초의 외국인 CEO라는 점에서 더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딜러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을 통해 북미지역 최대실적을 잇달아 경신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미주 권역을 비롯한 유럽‧인도‧아중동 등 해외 권역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보임됨과 함께 현대자동차 사내이사로 역할이 확장됐다. 그는 향후 글로벌 경영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싱크탱크 수장으로 성 김(Sung Kim)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해 임명할 예정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성 김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의 최고 전문가로,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까지 핵심 요직을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미국 국무부 은퇴 후, 2024년 1월부터 현대차 고문역으로 합류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전략,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왔다. 이번 영입은 그룹 싱크탱크 역량 제고 및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글로벌 경제안보 위기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 크다.  성 김 사장은 글로벌 대외협력, 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및 연구, 홍보·PR 등을 총괄하며 그룹 인텔리전스 기능 간 시너지 제고 및 글로벌 프로토콜 고도화에 기반한 대외 네트워킹 역량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사업의 근본적 체질개선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 대표이사인 장재훈 사장을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할 예정이다. 장재훈 부회장은 2020년 말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어느때 보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사업전략 실행과 기민한 시장 대응, 다양한 수익성 개선 활동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수소 이니셔티브 주도, 인도 IPO 성공 등 현대자동차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토대 구축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장재훈 부회장은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면서 완성차 사업 전반의 운영 최적화·사업 시너지 확보를 도모하고, 원가‧품질 혁신을 위한 기반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역량·성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 이어 12월 중순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쇄신 뿐만 아니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육성 및 발탁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 말했다. 
도널드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관련 시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 테슬라 판매가 약간 피해를 입을수는 있겠지만, 경쟁사에는 치명적인 만큼 폐지가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성장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대신 경쟁자들을 확실히 제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