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판결이 나왔습니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본사의 '차액가맹금' 수취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전체 프랜차이즈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안입니다.
2심 재판부는 피자헛 본사에 약 21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94명의 가맹점주들에게 반환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본사가 그동안 수취해온 '차액가맹금'이 부당이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판결로 인해 피자헛은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의 매입가와 판매가의 차액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본사가 1만 원에 매입한 제품을 가맹점에 1만 3천 원에 판매할 경우, 이 차액 3천 원이 바로 차액가맹금입니다. 이 금액에는 물류비, 보관비, 인건비, 본사 마진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단순히 차액가맹금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본사가 이미 매출액의 6%에 달하는 로열티와 5%의 광고비를 수취하는 상황에서, 물 가맹점주의 명확한 동의 없이 물류 대금으로 추가 이익을 취득했다는 점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관행이 국내 프랜차이즈의 99%에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본사들이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내용을 표기해 놓았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번 피자헛 판결에서 법원은 단순히 정보공개서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고 「가맹사업법」에 따라 이를 제공한 것만으로는 가맹점주의 동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차액가맹금 문제를 단순히 피자헛 브랜드 하나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해당 소송을 진행했던 법무법인을 포함해 여러 법무법인들이 피자헛 뿐만 아니라 각종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점주들의 소송을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이번 피자헛 판결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차액가맹금을 수취해 온 대다수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피자헛과 같은 부당이득 반환 소송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액가맹금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그동안 당연시해왔던 수익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가맹본부들은 이제 가맹점주를 단순히 물류 판매와 가맹금 수취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가맹점주를 함께 성장해 나갈 동반자로 인식하고, 투명한 정보 공유와 설득, 협상을 통해 상생형 사업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입니다.
한편 가맹점주들은 극단적인 법적 대응으로 본사를 몰아붙여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영업 터전을 무너뜨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상생을 위해 가맹본부에게 개선의 기회를 줄 것인지, 법적 대응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번 피자헛 판결은 그 동안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제대로 꼬집어낸 판결입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업계가 뒤흔들릴 정도의 큰 충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가맹본부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다시 한 번 재점검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의미의 상생 모델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