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신화의 주역…SK하이닉스 최우진 부사장, 동탑산업훈장 수상
“AI메모리 시장 선도, 배경에는 꾸준한 기술력 준비” 타임투마켓 강조해
뉴스룸 인터뷰서 ‘도전정신’ 당부해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2025-11-19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SK하이닉스는 최우진 부사장이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향상을 일궈낸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며, 그와 진행한 뉴스룸 인터뷰를 19일 공개했다.
최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HBM을 통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기술력 준비”라며 HBM 개발 및 양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타임투마켓(TTM, Time to Market)을 꼽았다.
SK하이닉스 P&T(패키지&테스트) 담당 최우진 부사장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 기술 혁신을 통해 HBM 경쟁력 향상을 이루어낸 공로로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제48회 국가생산성대회’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국가생산성대상은 탁월한 생산성 혁신을 달성한 기업 및 유공자에게 수여된다. 최 부사장은 ▲HBM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AI 메모리 시장 선도 지위 확보 ▲소부장 글로벌 공급망 불안 해소 ▲제조‧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및 위기 극복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 부사장은 “지난 다운턴을 이겨내고, 세계 최고 수준의 HBM 제품을 위해 함께 헌신하고 노력해온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많은 도전과 변화 속에서도 우리 모두가 멈추지 않고 혁신과 성장을 추구해 온 덕분에 제가 이런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SK하이닉스 뉴스룸에서 최 부사장은 “AI 시대의 반도체 산업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 시장 상황과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 대응하는 것은 기본이며, 무엇보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을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HBM 개발 및 양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타임 투 마켓(TTM)’을 꼽으며,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지난 2019년 HBM 3세대 제품인 HBM2E 패키지에 최초로 MR-MUF 기술을 도입해 열과 압력으로 인한 품질 문제를 개선했으며, 수율을 개선하고 생산량을 끌어올림으로써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또한 MR-MUF 기술을 고도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해 4세대 HBM3 12단과 5세대 HBM3E 개발 및 양산까지 성공으로 이끌었다. MR(매스리플로우)는 적층된 칩 사이의 범프를 녹여 칩끼리 연결하는 기술이며, MUF(몰디드 언더필)은 적층된 칩 사이에 보호재를 채워 내구성과 열 방출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다.
최 부사장은 반도체 시장이 다운턴에 접어든 당시 다운턴 TF 조직에서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생산을 확대하고 원가절감을 위해 운영방식 전환을 추진하며 공정 효율을 개선했다. 단기적 실적개선보다 지속가능성을 높여간 전략도 주효했다.
AI 메모리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나 추가물량 공급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그는 공정 간 생산을 연계해 조정하고 추가투자 없이 제품을 증산하는데 성공하면서,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구성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패키징 기술 고도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개발 등 P&T 조직에 주어진 미션이 많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보여준 능력을 봤을 때,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며 “생산성 향상과 기술 혁신 후에 발생하는 변곡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마지막까지 품질 향상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술과 품질이라는 기본을 잊지 않고, 도전정신을 발휘한다면 위기가 다시 닥쳐와도 우리는 그것을 또다른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