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코리아 디스카운트

2025-11-21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시장에 비해 저평가 된 경향이 더 강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선진국이나 신흥국에 비해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나왔던 단어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증시시장을 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실적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뚜렷하다. 그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관세 폭탄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경향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재벌 중심에서 주주 중심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디스카운트 된 이유 중 하나가 기업의 주인이 ‘주주’가 아닌 ‘재벌 일가’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즉, 기업의 경영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이 대다수 소액주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재벌가를 비롯한 극소수 대주주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그것은 제3자가 주식을 살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주식시장은 오너 리스크에 의해 출렁거린다. 실적이 좋게 나와도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에 게을리 하고, 회사에 잉여금을 쌓아두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통해 경영권 편법 승계, 불공정한 합병 비율 설정, 횡령 및 배임 통한 비자금 형성 등이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상법 자체도 소액주주 보호에 취약하다. 이에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주가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또한 기업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자질이 되지 않는 2세 또는 3세가 기업을 물려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경영에 대한 특별한 검증 없이 단지 회장 자녀라는 이유로 CEO에 오르는 경우가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경영자가 무능하면 창업자라도 이사회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이사회에서 쫓겨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매도 문제

또 다른 문제는 기관과 외국인에게 유리한 공매도 제도로 인해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가조작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것은 금융당국의 감시 능력이 부실하고 증시 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조작 세력은 한탕 제대로 해먹고 약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가조작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주가조작이 이뤄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개미투자자들이다. 이에 일부 기업체는 아예 주가조작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주가조작을 통해 주가를 상승시켜놓고 팔아치우고, 만약 적발되면 희생양을 감옥에 보내 몇 년 살고 나오게 하면 된다. 무엇보다 상법 등이 후진적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상속세·증여세·배당소득의 종합과세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