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아몬드·카스 캔맥주...정을호, “슈링크플레이션 ‘이제 그만’”
2025-11-24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고물가 상황 속에서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논란이 된 바프의 허니버터 아몬드,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 등의 사례에 제동을 가할 법률 개정안이 추진된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정을호 의원은 소비자 권익보호와 꼼수 인상 방지를 위한 <소비자기본법 일부개정안>을 오는 25일 대표발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가 실질적인 가격 변동 정보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로, 사업자가 제품 가격은 유지하면서 제품의 크기, 중량, 성분 등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행태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한국소비자원의 가공식품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에 19개 상품의 용량이 최대 12.5%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33개와 11개 상품이 많게는 25%까지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일부 제조사는 용량 변경을 인정하면서도 포장재, 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을호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사업자가 제품의 용량, 성분 등 주요사항을 변경할 경우, 변경 전후 정보를 제품 포장에 표시하거나 홈페이지 및 판매장소에 3개월 이상 고지하도록 하는 것을 사업자의 책무로 명시했다.
또한 이를 위반해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할 계획이다.
정을호 의원은 “고물가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이러한 행위는 마땅히 엄벌에 처해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법 개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물가안정 및 판매자와 소비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만수르도 먹었다는 ‘허니버터아몬드’
‘허니버터아몬드’는 “‘에이치(H)’는 묵음이야”라는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기업 ‘바프’의 주요 생산 제품이다.
‘허니버터아몬드’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자이자 세계적인 거부로 알려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일명 만수르) 아랍에미리트 부총리도 먹는 아몬드로 알려지면서 SNS에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스포츠 행사에 마련된 만수르 왕자 탁자에 ‘허니버터아몬드’가 놓여 있었던 것이 우연히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바프는 ‘허니버터아몬드’를 필두로 군옥수수 맛, 와사비 맛, 떡볶이 맛, 흑임자 맛 등 다양한 맛의 아몬드를 선보이며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아몬드 가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프의 브랜드 힘이 강해지면서 여러 브랜드가 협업을 제안할 정도다.
‘허니버터아몬드’는 2015년 1월 출시된 후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올해 5월까지 약 2억개(세트 제외, 단품 기준) 팔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니버터아몬드’ 등의 인기에 힘입어 바프는 지난해 매출액 1092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