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오즈의 마법사
2025-11-25 어기선 기자
미국 은본위제
오즈의 마법사가 출간한 그해 미국 의회는 금본위법을 통과시켰다. 당시 금본위냐 은본위냐를 두고 동서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화두가 되기도 했다. 미국은 남북전쟁으로 인해 연방정부의 재정이 악화됐고, 1861년 링컨의 그린백이라는 화폐가 발행됐다. 하지만 링컨의 그린백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됐고, 그로 인해 은의 가치가 높아졌다. 따라서 서부지역은 은맥을 캐기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었지만 동부지역은 그이 유출돼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율리시스 S. 그랜트 대통령은 1873년 그린백을 퇴출하고 금을 지급준비금로 하는 금본위제도로의 회위를 내용으로 담은 화폐법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프로이센 왕국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승리한 후 프랑스에 막대한 배상금을 받을 목적으로 금본위제도를 채택했다. 그러면서 국제 은값은 폭락하고 미국 서부 농민들은 은값 폭락의 충격을 떠안아야 했다. 게다가 농산물 과잉생산으로 인해 물가하락까지 겹치면서 서부 농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야 했다.도로시는 서부 농민의 대표적 모델
오즈의 마법사는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로시 집은 캔자스로 동부와 서부를 가르는 경계에 있는 지역으로 동서 금융 전쟁 사이에 낀 무기력한 시민을 의미한다. 허수아비는 인플레이션과 금본위제도에 의해 파산한 서부지역 농민을 대표하고, 양철 나무꾼은 낮은 임금과 빈약한 사회보장제도에서 일하던 노동자, 겁쟁이 사자는 미국 정치인, 동쪽 마녀는 동부지역 자본가와 은행가, 서쪽 마녀는 서부 지역 은광 등의 종사자, 에멀랄드 도시는 워싱턴 D.C. 등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있다. 노란 벽돌 길은 금본위제도를, 도로시가 신고 있던 ‘은’신발은 ‘은본위제도’를 상징한다. 도로시가 ‘은’신발 뒤쪽을 세 번 치는 것은 다시 은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것은 후대에서 해석한 내용이다. 정작 작가 본인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금본위제도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