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파이낸셜리뷰]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 할 수 있는 한약재인데, 사용을 할 수 없다고요?”
며칠 전, 마라탕을 만들기 위한 소스 제품의 인허가를 도와준 건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식품제조업체 대표님에게 들은 말입니다.
이처럼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아무 재료나 멋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식약처에서는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재료를 정해놓고 있습니다.
식품을 생산해서 유통하기 위해서는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식품제조가공업 등록을 마쳤다고 해서 바로 식품을 만들어 팔 수 없습니다.
‘품목제조보고’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품목제조보고는 식품 생산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행정기관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는 것입니다.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는 법에 정해진 ‘시설’ 기준을 문제없이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식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을 갖췄다는 것을 현장 실사를 통해 검증을 받습니다.
식품제조가공업은 식품 공장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공장이 갖춰졌으니, 공장에서 무슨 제품을 만드는지, 어떻게 만드는지도 중요하겠죠?
식품은 건강에 영향을 주는 제품입니다. 잘못된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식품은 먹는 사람의 건강에 위험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에는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품목제조보고 과정에서는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는지를 모두 적어서 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끔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업체가 가지고 있는 레시피에 사용할 수 없는 재료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품목제조보고는 만들고자 하는 식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재료의 이름과 식약처 전산 상에 표시되는 명칭이 다르다는 것 입니다. 또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다른 업체에서 유통하고 있는 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를 어떻게 적어내느냐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소비기한을 설정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하는 식품에는 모두 소비기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식품의 소비기한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원칙적으로 식품의 소비기한은 시험, 검사를 통해서 정확한 기간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법에서는 이미 품목제조보고가 완료된 ‘유사 제품’이 있다면 동일한 소비기한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유사 제품을 찾아내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또 품목제조보고에 대해 2023년에 개정된 법령상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품목제조보고를 할 때는 단백질, 탄수화물, 칼로리 등 제품에 대한 영양성분을 모두 적어서 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영양성분은 임의로 기재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시험과 검사를 통해서 알아낸 정확한 수치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처럼 만들고자 하는 식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품목제조보고는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수많은 내용들을 하나 하나 정확하게 작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품목제조보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로 제출하는 경우에는 4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