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봉
[파이낸셜리뷰] 결혼식은 올렸는데 혼인신고는 못했거든요.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사실혼 관계의 기준에 관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하고 계신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살아보고 혼인신고 여부를 결정하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위장미혼’이라고 해서 주택 마련 시 청약과 대출 등에서 받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또는 간혹 출산 후 미혼모 지원을 받으시기 위해 혼인신고를 미루시기도 합니다. 심심치 않게 10년을 넘기시는 장기 사실혼 부부도 보입니다.
그렇게 혼인신고를 미루며 살다가 갑자기 사실혼 배우자의 불륜이라도 알게 되는 날에는 갑자기 걱정이 가득 찬 표정으로 상담을 오십니다.
“이거 위자료, 재산분할 한 푼도 못 받고 끝나게 되는 거 아니에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혼 이혼의 경우에도 혼인신고를 한 법률혼과 동일하게 소송을 통해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별도로 법원에 증명하여야 합니다.
혼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만으로 혼인 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 법률혼과는 다른 점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혼인 관계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같이 아무리 오래 살았다고 하더라도 단순 동거 또는 연인관계로 되어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실혼 관계를 증명할 수 있을까요?
사실혼 관계 성립을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혼인 의사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혼인의 의사는 부부공동생활이 인정된다면 쉽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혼기준을 인정받으려면 부부가 공동생활을 영위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실무에서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1) 주민등록등본으로 같은 주소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점 및 세대원과 세대주로 동일 세대를 구성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사정상 주민등록도 함께 하지 못했다면 함께 생활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놓거나 경비원 이웃 주민 등의 진술서 등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2)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것이 확인되면 사실혼 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상당히 높으니, 결혼식을 올린 경우라면, 청첩장과 결혼식 날 식장에서 지인 및 가족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 등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3)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부부라고 인정되는 행동을 실제로 하였는지 여부를 가지고 확인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경우라고 한다면 이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사회통념상 혼인은 가족들 간의 결합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상대 배우자의 가족 행사에 참여한 흔적이라든지, 상대 부모나 형제, 자매와의 관계에서 상호 대하는 방식, 호칭 등도 사실혼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배우자를 어떻게 대하고 불렀는지도 사실혼 관계를 확인하는데 주요할 수 있으니, 특별히 가족과의 왕래가 없었다면 이 부분을 확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간혹 사실혼 기간이 짧거나 결혼식도 올리지 않아 관련 자료가 부족하여 사실혼 관계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여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니 경험 많은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