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2월 2일 서울시민회관 화재 발생

2025-12-02     어기선 기자
당시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72년 12월 2일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서울시민회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날이다. 53명이 사망하고 76명이 부상을 당했다. 화재난 자리에 건축한 것이 바로 세종문화회관이다. 당초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를 딴 우남회관으로 지으려고 했지만 4.19혁명이 발발하면서 서울시민회관으로 바뀌었고,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은 회관이었다.

4.19혁명으로

1956년 건설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를 따서 ‘우남회관’이라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4.19혁명이 발발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명칭을 ‘서울시민회관’으로 바꿔 1961년 11월 7일 개관했다. 시공사는 극동건설이었다. 서울시민회관은 ‘대형 극장’이었다. 극장이라고 하면 영화관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콘서트 장소이다. 우리나라 최초 10층 이상 건물이어서 당시 최고층 건물이었다. 1966년 연말마다 MBC 10대 가수 가요제를 해왔다. 이런 이유로 사건 당일에도 남진, 이상렬, 이용복, 정훈희, 조미미, 하춘화, 김세환, 정미조, 김추자 등 가수와 코미디언 구봉서, 곽규석 등이 모여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막을 내리기 직전인 8시 20분께 전기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불기둥은 건물 두배 높이로 치솟으면서 길 건너 정부서울청사까지 열기가 느껴졌다고 한다. 당시 막이 내려졌기 때문에 조명을 꺼뒀기 때문에 아수라장이 됐고, 급히 대피하던 사람들은 계단에 넘어져 깔렸고, 추락사한 사람들도 있었다. 소방차 72대, 소방관 400명, 군 병력 170명 등 1020명을 동원하고 군 헬기까지 동원해 진화 작업을 펼쳤다. 2시간 후 불길은 완전 진화됐다.

소방시설 사실상 전무

서울시민회관의 소방시설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소방시설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회관 실무자들은 안전의식이 부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10대 가수 가요제 세트장 설치를 위해 조명을 설치했는데 당시 전체 전기사용량의 절반 이상이었다. 문제는 무면허 전기기술자가 이를 담당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화재에 대한 안전의식이 부족했다. 사건 직후 서울시는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서울시청이 패소했다. 다만 MBC 직원들은 중실화 및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되고 금고형 등을 선고 받았다. 해당 건물은 이듬해 철거되면서 방치됐지만 1974년 1월 착공해서 1978년 4월 세종문화회관으로 재건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