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크림(KREAM), 유니크룩 추구하는 MZ세대 플랫폼

한정판 거래 시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크림(KREAM)의 발자취와 방향

2024-12-06     김희연 기자
/사진=크림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한정판과 희소성 있는 아이템에 관심이 많은 패션 소비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크림(KREAM).

크림은 개인 소유의 한정판 의류와 잡화를 사고파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Kick Rule Everything Around Me’의 앞글자를 따 이름 지어졌다. 이는 스니커즈 수집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한다.

MZ세대를 겨냥한 한정판 리셀 플랫폼의 등장
크림은 2020년 3월,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며 MZ세대의 ‘리셀’ 소비 트렌드를 잡았다. 이후 2021년 1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스노우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자인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고가의 한정판 제품은 희소성과 높은 수요로 인해 백화점 오픈런에서도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신제품 대신 콜렉터들이 소장한 제품을 되사는 ‘리셀’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크림은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다. ‘리셀’은 단순히 제품을 다시 구매한다는 의미를 넘어, 희소성과 보존 상태가 뛰어난 수집품을 거래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사진=크림

출범 2년 만에 매출이 40배 이상 뛰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 크림은 IPO(기업공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성장 비결은 ‘검수’
크림의 성공적인 성장 뒤에는 철저한 ‘검수’ 시스템이 있다. 개인 간 거래를 중개하며, 모든 상품은 꼼꼼한 검수를 거친 뒤에만 구매자에게 배송된다. 희소성과 가치가 높은 한정판 제품 특성상, 이러한 검수 절차는 콜렉터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플랫폼 품질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로 고가 리셀 제품 구매가 줄어들자, 크림은 사업 영역을 더욱 넓히고 있다. 개인 간 거래(C2C)에서 병행수입 법인과 사업자를 입점시키는 B2C 비즈니스를 추가하며 플랫폼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2022년에는 브랜드관을 열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가품 논란
겨울철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폭설이 내리자, 보온성과 패션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양털부츠가 인기다. 

/사진=크림

이에 따라 양털부츠의 원조로 꼽히는 브랜드 '어그'의 수요가 높아졌는데, 어그의 판매가 급증하자 가품 유통 문제도 불거졌다.

크림은 어그 상품을 두고 무신사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가 운영하는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과 가품 공방이 벌어졌다. 

모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소비자가 크림에서 구매한 어그가 솔드아웃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상품을 솔드아웃에 되팔려 했지만, 검수 과정에서 불합격한 것이다. 불합격 사유는 '모조품/정품 인정요건 불충분', 즉 '짝퉁'이었다. 

어그는 본래 국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독점 유통사로 미국의 본사인 데커스 아웃도어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 판매한다. 백화점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공식 유통처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모두 정품이다.

하지만 올 들어 크림에서 활동한 병행수입업체들 중에서 일부가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을 공급했고, 상황이 심각해지자, 올해 중순 어그 브랜드를 전개하는 미국 본사 데커스 아웃도어는 크림 측에 '가품 판매자들을 제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크림은 이에 대해 가품 선별에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그 제품의 경우, 시즌별 박스 라벨, 외피 소재, 양털 밀도, 봉제 상태, 밑창 패턴 등 세세한 검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UV 반응까지 확인해 정품만 구매자에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월에는 어그의 주요 제품인 '클래식 미니 2 부츠 체스트넛', '클래식 울트라 미니 부츠 체스트넛' 2종에 대해 "국내 공식 수입유통사 택(tag)이 있는 경우만 검수를 진행한다"고 이용자들에게 공지한 바도 있다.

크림의 과제
크림은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년 기준 자본총액이 -258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며,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누적 적자는 3414억 원에 달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외부 자금을 유치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과 리셀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크림은 단순한 중개 플랫폼을 넘어 패션과 리셀 시장을 즐기는 고객들이 소통하는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업 다각화와 검수 신뢰도를 바탕으로 리셀 플랫폼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크림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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