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향미 칼럼] 이혼소송 전 별거, 불리한지 미리 확인하고 시작해야

[파이낸셜리뷰] 이혼소송을 시작하면서, 혹은 이혼 직후에 ‘별거’를 할 경우 이혼에 불리한 점은 없을까? 그리고 '별거'하면 이혼이 된다는 데, 별거만 하면 다 이혼이 될까? 정답은 이혼 사유가 명확하다면 별거한다고 그다지 불리하진 않고, 외도한 사람은 오래 별거해도 이혼청구는 어렵다.

1. 우선 이혼 사유가 따로 있는 경우, 별거 했다고 '이혼성립'이나 '위자료'에 대한 불이익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폭행이 있고 증거도 많다면, 이혼소송 전에 별거를 한다고 꼭 불리하지 않다. 이혼 사유가 별도로 있으면 별거 그 자체로 ‘유책사유’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실무적으로 보더라도 별거하면서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사건이 아주 많다. 협의 이혼도 아니고 재판이혼을 한다는 것은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 같은 것을 주고 받으면서 대대적으로 싸우는 건데, 같은 집에 살면서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소송 시작 전후로 별거하는 경우가 많다.

2. 이혼소송 중 생활비도 주지 않고 집을 나가버리면 상대방을 ‘유기’했다고 취급될까?

만약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양육비는 무조건 줘야한다. 그런데 양육비가 아니라면, 남겨진 사람이 전업주부라도 건강하다면 그 때부터 생계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때문에 별거하고 생활비를 끊는 것이 곧 ‘악의적 유기’라고 취급되고, 그 결과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까지 지급하라는 판결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나중에 재산분할 부분에서 배우자가 생활비를 보내지 않았던 것이 일정부분 고려될 수는 있다.

3. 그렇다면, 바람 핀 유책배우자가 집을 나가 별거하다 이혼 소송하면서 ‘별거’를 했다는 사유로 이혼을 관철시킬 수 있을까?

부정행위를 한 유책배우자가 집을 나가 별거를 한다고 해서 이혼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상대방이 이혼을 동의한다면 모르겠지만, 완강히 이혼을 거절한다면 이혼이 어렵다.

인터넷에서 ‘별거하면 이혼이 됩니다’ 이런 내용이 있는데, 별거해서 이혼이 되는 경우는 ‘다른’ 사유로 별거를 시작했고, 별거 기간이 이미 5년 정도 되어서 사실상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다. 그런 경우는 법원에서 '잘못'에 대한 증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이혼 판결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별거 사유가 ‘바람’ 핀 배우자가 집을 나가고 ‘먼저’ 이혼소송을 제기한 경우라면, 장기간 별거가 있었더라도 이혼 청구가 기각될 수 있다. 유명 감독이 여배우와 외도하면서 부인에게 이혼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것이 대표 사례다.

4. 부정행위가 있었던 경우를 제외한다면, 정말 이혼을 원하는데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별거'를 고려해볼 수 있다.

한 명은 이혼을 원하고 한 명은 원치 않는데 이혼 사유나 증거가 크지 않은 경우에, 내가 "꼭" 이혼을 하고 싶다면 이혼소송 전후로 별거하는 것에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

이혼소송은 법적이 것도 있지만 생활과 밀접한 현실적인 부분,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별거까지 하면, 망설이던 배우자가 이혼에 동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혼소송을 당해서 온 피고 측 상담할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사실 이혼을 원치 않아요. 하지만 배우자가 집도 나가고 소장까지 넣었는데 이혼을 안하고 버틴 들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협의이혼 이야기 때는 이혼에 반대했지만, 이제 이혼은 하고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로 싸우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가끔은 이혼을 ‘당하는’ 상황이 서러워 울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지금 힘들지만 이혼은 하겠다,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단호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본인이 이혼을 원하고 있는데, 배우자가 이혼에 적극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혼소송을 하면서 별거를 시작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이혼 소송이 보통 1년 이상 걸리고, 그 기간동안 별거가 계속되면, 끝까지 이혼을 안 한다고 버티는 경우가 많지 않다. 때문에 사실상 이혼을 원한다면 별거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별거가 이혼에 미치는 영향이 이처럼 복잡한 만큼, 이혼소송을 하기 전후로 별거를 고민 중이라면, 꼭 그 여파를 확인하고, 별거 시점과 방식에 대해 정해야 한다. 특히 이혼 자체보다 '재산분할'과 '양육'에는 다각도로 영향이 있으니, 이 부분은 따로 살펴봐야 한다.

배향미 변호사 약력

대우조선해양(주) 준법지원부

변호사 배향미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정의와사랑

법률사무소 정온(晸穩)

현) 법무법인(유한)신원 순천분사무소

현)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백인변호사단

현) 전남지방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