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 '미분양 속출'

2018-01-23     정순길 기자
[파이낸셜리뷰=정순길 기자] 지난해 11·3대책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이 날씨만큼 한파가 매섭다. 그 동안 높은 청약경쟁률과 계약 '완판'을 자랑하던 대형 건설사의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 단지 마저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1·3대책 이후 서울 등 수도권 분양아파트 대부분이 당첨자 및 예비당첨자 정당계약 기간 중 완판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분양시장은 11·3 대책 이전까지 '활황'을 보였다. 고덕주공 2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그라시움은 지난해 10월 초 분양 당시 1621가구 공급에 3만 6017명이 몰렸다. 2016년에 서울 최다 청약건수를 기록했다. 또 같은 달에 분양한 마포구 신수1구역을 재건축하는 신촌숲 아이파크의 경우 평균 74.8대 1로 기록하며 완판됐다. 395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 무려 2만 9545명이 신청했다. 하지만 11·3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단지가 하락하며 조정장세가 시작되면서 청약경쟁률은 종전보다 3분의 1로 감소하고 미계약이 증가했다. 특히, 서울 등 청약 조정대상지역에서 1순위 청약자격 및 재당첨제한이 강화되면서 부적격 당첨자가 11.3대책 이전보다 4~5배 급증했다. 또 전매제한 강화로 정당계약 전후 초기 프리미엄이 붙지 않자 비로열층 당첨자 중심으로 계약 포기 사태가 줄을 이었다. 11·3대책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신촌그랑자이,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래미안 아트리치 등 은 내집마련 추첨까지 가서 겨우 완판됐다. 지난해 11월말 분양한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일부 1순위에서 미달되면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또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는 청약경쟁률 평균 12.3대 1로 1순위 마감됐지만 미계약이 발생했다. 11·3대책에 따라 1순위 청약자격이 강화된 점을 모르고 청약했다 부적격 당첨자가 된 청약자가 25%에 육박했다. 아울러 비로열층 당첨자중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데다 전매 금지로 자금부담이 커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 추첨을 통해 전용면적 59㎡(28가구)는 100% 계약됐으나 전용 84㎡(118가구) 일부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달인 12월 분양한 목동파크자이도 6.1대 1로 1순위 마감됐으나 내집마련 추첨 이후에도 84㎡에서 미계약이 발생했다. 또한 올해 들어 1월 초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화성 동탄2신도시 A99블록과 A100블록 아이파크(총 980가구)의 경우 2순위에서도 미달되며 미분양이 발생했다. 동탄2 아이파크는 남동탄 지역으로 오산에 가까워 입지가 떨어지는데다 분양가를 지난 2015년 12월 신안이 처음 분양했을 때보다 3.3㎡당 100만원 비싼 1103만원으로 책정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11·3대책 이후 분양시장은 중도금대출 규제 및 전매제한 강화 등으로 가수요가 사라지고 실수요자 시장이 됐다”며 “메이저 건설사도 실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분양가, 주택형, 기반시설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