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기업들, 폭염 속 소외된 이웃에 '나눔 릴레이’
2017-08-19 신미애 기자
[파이낸셜리뷰=신미애 기자]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지난 5월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 7월, 5개 쪽방촌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 주민 3507명 가운데 474명이 선풍기조차 없다고 답할 정도로 냉방비 부담을 겪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여름철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정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를 수급하는 일부 가구에 에너지 바우처를 제공하나, 난방에너지 구입에만 사용 가능해 에너지 복지가 겨울철에 한정돼 있다.
아울러 높은 기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어지럼증, 발열 및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 온열 질환을 앓기 쉬워 건강에 대한 주의가 더욱 필요한 만큼, 패션을 비롯한 유통 브랜드와 은행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독거노인들과 소외 아동 등 에너지 빈곤층 이웃들을 위해 시원한 여름 전달에 앞장섰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UNIQLO)는 지난 2014년부터 매해 여름과 겨울, 에너지 빈곤층을 위해 임직원과 고객들이 참여하는 ‘고객과 함께하는 사랑의 나눔 봉사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 여름은 서울과 인천, 경기, 대전, 춘천, 전주 및 광주 등 전국 주요 10개 도시에서 각 지역의 노인복지기관과 연계해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기능성 이너웨어 ‘에어리즘(AIRism)’과 여름철 보양식, 냉방 용품 등을 전달했으며, 7월부터 8월까지 한 달에 걸쳐 임직원 199명과 고객 70명이 함께 참여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고객과 함께하는 사랑의 나눔 봉사단은 고객들이 이웃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활동 후 느끼는 점도 많아 모집 때마다 높은 지원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활동 종료 후 참가한 고객 전원이 다음에도 함께하고 싶다고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니클로와 겨울철 연탄 전달 봉사활동에 함께했던 고객들이 이번 여름 봉사활동에도 참가해 지속적인 나눔 활동의 모범을 보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주류 제조업체 하이트진로는 쪽방촌 주민들의 여름철 건강 관리를 위해 생수 제품을 전달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7월 서울역과 종로에 위치한 쪽방촌 1600세대에게 생수 2만개를 전달하고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과 함께 서울 지역 5개 쪽방촌에 방충망 설치를 지원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지난 7월 영등포 쪽방촌 주민과 서울 내 다른 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해 생수를 지원했으며, 창립 92주년을 맞아 생수와 임직원들이 직접 만든 케이크도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통신그룹 KT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140여명이 서울시 및 서울역 쪽방상담소와 공동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신입사원들은 서울시 쪽방촌 5개 밀집 지역에서 선풍기가 없는 가구들에게 총 500대의 선풍기를 지원하고 모기장을 설치했으며 일부 쪽방촌에서는 주민들을 위해 수박화채를 전달했다.
홀로 사는 어르신과 쪽방촌 주민들뿐만 아니라 더위에 취약한 소외 아동을 위한 쾌적한 냉방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0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아동보육시설인 ‘신명아이마루’의 영유아 및 어린이 50여 명을 위해 에어컨 9대를 설치했다.
이번 후원은 산업은행 동탄지점과 지점의 주요 거래처인 9개 회사들이 냉방시설 미비로 어려움을 겪는 소외 아동들의 사연을 전달 받아 공동으로 진행한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