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일’ 하루 앞둔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

朴 ‘조용히 주시’ 黃 ‘분주한 움직임’ 대선주자들 ‘조심스런 행보’

2018-03-09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정치권이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극도의 긴장감속에 기다리고 있다. 헌재의 인용 또는 기각·각하 결정이 박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 및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조기대선 실시 여부와도 직결된다. 이에 대선주자는 물론 각 당의 대선 전략에도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어 모든 정치권은 헌재의 동향에 온통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9일 관저에 머물며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조용히 기다릴 것이라고 박 대통령 측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따라 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느냐, 아니면 작년 12월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91일 만에 관저 칩거를 끝내고 직무에 복귀하느냐는 갈림길에 선 상황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 결정되면서 국무총리실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황 권한대행 측은 탄핵심판이 인용되고 기각되는 각각의 상황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짜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당 대선주자들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헌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대선주자들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할 정도로 헌재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막바지 탄핵국면 속에서 나름대로의 스타일로 조심스럽게 대권행보도 폈다. 여권에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안산시 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 안상수 의원과 원유철 의원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자신들의 핵심공약 관련 일정을 진행했다.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문수 비상대책위원도 부산역 광장에서 열리는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긴장감속에서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공개일정 없이 헌재의 탄핵선고에만 촉각을 곤두세웠다. 같은 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도 광주·전남지역 기자간담회와 조계사 방문 외에는 일정을 잡지 않고 탄핵심판 결과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이날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불교계 현안을 청취하는 것 외에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방송 출연 외에는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차분하게 탄핵 후 정국 구상에 몰두했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을 찾아 경선 준비에 공을 들였지만, ‘포스트 탄핵’ 국면에 대비하기 위해 일부 일정은 취소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예정됐던 ‘신학기 맞이 3대 선물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각 당들도 표면적으로 헌재 결정 승복을 표방했지만, 조기대선 실시 여부에 따라 이해득실이 확연히 엇갈릴 수밖에 없어 탄핵 찬반을 둘러싼 막판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