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선 지지호소장된 퇴임식장
‘꼼수 사퇴’에 “혈세 낭비”항변…“도민의 참정권 약탈” 비난
2018-04-10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꼼수 사퇴’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경남도지사 퇴임식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홍 후보는 10일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꼼수 사퇴’ 비난에 대해 설명했다.
홍 후보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내년 6월에 새로운 도지사를 선출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며 “지난 3월 31일, 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 퇴임식을 조금 빨리 할 수도 있었고, 실제 그랬더라면 선거운동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홍 후보는 이어 “도지사 보궐선거를 하게 되면, 기초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또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연쇄사퇴가 불가피하다”며 “300억원 내 혈세 낭비와 혼란이 있게 되고, 도민들은 제대로 검증도 못해보고 도지사나 시장군수를 뽑아야 한다. 도정은 세팅이 다 되어 있기 때문에, 권한대행체제로 가도 도정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대란, 안보대란, 경제대란, 사회대란에 빠져 있다. 정치판은 아수라장이 돼 있다”고 지적하며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 대란대치의 지혜를 통해, 이 거대한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 가야 한다”고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강조했다.
또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제 대선이 꼭 한 달 남았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했다.
홍 지사는 “존경하는 도청 가족 여러분. 지난 4년 4개월 동안 정말 고마웠다. 정말 행복했다”고 회상하며 “제 어머니 같은 분이 아이 키우면서 절망하지 않고 웃으면서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무산과 관련해 진보진영의 반발에 대해 “야당의 온갖 비난과 공세를 무릅쓰고 보궐선거가 없게 했다. 그게, 대한민국과 경남도를 위해서 옳은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 홍 후보는 밤 11시57분 경상남도의회 박동식 의장에게 전자문서로 지사직 사임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1분 뒤인 밤 11시58분에는 인편으로도 통지서를 보냈다. 하지만 경남도는 9일 밤 12시까지 홍 후보의 사퇴 사실을 경남도선관위에 통보하지 않았다.
결국 도 선관위에 홍 후보의 사퇴통지가 9일 안으로 도착하지 않아 도지사 보궐선거가 무산됐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경남도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10일 오전 홍 후보의 도지사직 퇴임식 직후 청사를 빠져나가는 홍 후보에게 소금을 뿌리며 거세게 항의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도지사 보궐선거를 준비하던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홍 전 지사가 반헌법적 분탕질(약탈)을 했다”며 “350만 도민의 참정권을 노략질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도 “검사 츨신의 홍지사가 법을 악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고 이날도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은 홍 후보의 정계은퇴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쇼설네트워크서비스(눈)에서도 홍 후보를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