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새 주인 맞는다...서영필 회장, 사모펀드에 본인 지분 87% 매각
2018-04-23 남인영 기자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1세대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가 주인이 바뀔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미샤’ 브랜드를 운영중인 에이블씨엔씨의 서영필 회장은 431만 3730주를 투자회사 비너스원에 양도,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서 회장이 보유한 에이블씨엔씨 지분 29.31%(495만 1325주)의 약 87%로 양도주식 총 금액은 1882억 3392만원이다.
주당 매각가가 4만 3636원으로 이는 이날 종가 2만 8300원 대비 54% 높은 가격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비너스원은 에이블씨엔씨의 자회사인 리프앤바인(일반광고 대행업) 주식 100%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서 대표 주식을 양도받았다.
이번 양수도 거래로 투자회사 비너스원은 지분 25.54%를 보유한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가 됐으며, 서 회장의 지분율은 3.77%로 낮아졌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향후 매수자와 매도자 선행조건이 완료되는 대로 잔금지급과 주식인도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조만간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뷰티넷'이라는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로 출발한 에이블씨엔씨는 2002년 국내 최초 브랜드숍 '미샤'를 선보였다. 당시 '3300원짜리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이대 앞에 매장을 열어 화제가 됐다.
이후 브랜드 론칭 2년 만인 2004년 매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05년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에는 공모주 청약에 1조원 넘는 IPO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서 회장은 에이블씨엔씨 창업주로 17년 만에 지분을 정리하게 됐다. 2000년대 중반 한 때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한 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던 터라 지분 매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서 회장이 최근 브랜드숍 경쟁 심화되면서 화장품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해 업계를 떠나는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실제로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은 지난 2012년 4522억원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이후 5년째 4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은 434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