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스마트폰 사업 중단과 인력 조정 등 구조조정을 벌이는 팬택이 보유하고 있던 특허까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자금난으로 인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각) 美 특허청(USPTO)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해 10월 31일 230건에 달하는 미국 특허를 골드피크이노베이션즈(골드피크)에 양도하는 데 합의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본사를 둔 골드피크는 팬택이 특허를 처분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18일 설립된 특허 전문회사로, 팬택의 특허 수익화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파트너로 회사로 추정된다.
골드피크는 지식재산의 거래와 라이선싱, 자산 유동화 등을 핵심 사업 목적으로 내세운 일종의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다.
아울러 골드피크는 팬택의 특허에 관한 모든 권리를 양도받으면서 이 특허를 통해 로열티를 받거나 특허를 침해한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팬택이 골드피크에 특허를 대거 양도한 것은 극심하게 나빠진 자금 사정 때문이다. 앞서 청산 위기를 극복하고 쏠리드에 인수된 팬택은 지난해 매출액 517억원, 영업손실 59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계상 자본잠식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6월에는 신규 스마트폰 ‘아임백(IM-100)’을 내놓으며 재기에 나섰으나, 출하량이 13만 2000여대에 그치며 목표치(30만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기대했던 베트남 현지 합작회사 설립마저 어려워지자 모회사 쏠리드는 지난 11일 팬택의 스마트폰 사업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결단을 내렸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팬택은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특허 2036건과 해외 특허 1111건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사보고서에서 ‘특허 수익화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명문화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조만간 특허를 추가로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며 “팬택의 특허가 헐값에 외국으로 넘어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