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대기업이 협력업체 노사관계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는 협력업체 유성기업과 짜고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25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현대차 법인과 현대차 구매본부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2012년 2월 유성기업 사측과 짜고 직원들로 하여금 전국금속노동조합을 탈퇴하고 어용노조에 가입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차는 본사 회의실에서 유성기업으로부터 노사관계를 수시로 보고받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유성기업이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의 파업에 대항해 직장폐쇄한데 이어 복수노조가 허용된 지난 2011년 7월 이른바 어용노조인 유성기업 제2노조 설립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가 제2노조 가입 실적을 두고 유성기업 측을 질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성기업 노조는 지난 2012년 10월까지 현대차와 유성기업 등을 5차례 고소했지만 검찰은 2013년 12월 불기소 처분했다.
또한 노조는 지난해 현대차를 다시 고소하는 한편 법원에 직접 ‘공소제기’를 요구하는 재정신청도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고소장이 접수된 사건을 수사해 검찰이 기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은 올해 2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법원도 현대차가 유성기업 노사관계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해 유성기업 상황을 파악해 온 것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