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공백 틈타 매출원가 하락에도 식음료 가격 인상

2018-06-12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국내 일부 식음료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매출원가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기업 평가기관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제품 가격을 올린 10곳 식음료업체 가운데 8곳의 매출원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 가운데 제품의 매입원가 혹은 제조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매출원가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결국 이들 8개 업체는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음에도 가격을 올린 셈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농심은 매출원가율이 67.8%로 전년 대비 1.4%p 하락했다. 삼양식품도 매출원가율이 74.4%로 1.0%p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들 업체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초 라면 가격을 각각 5.5%씩 인상했다. 가격을 올린 오비맥주 역시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4%p 하락한 40.0%였다. 하이트진로도 0.6%p 하락한 56.4%로 조사됐다. 아울러 코카콜라는 1.4%p 떨어진 54.9%, 롯데칠성음료는 1.0%p 하락한 56.3%의 매출원가율을 보이는 등 음료업체 대부분이 매출원가율이 하락했음에도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은 외식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CJ푸드빌은 매출원가율이 45.1%에서 44.3%로 0.8%p 떨어졌음에도 빙수와 빙과류 등의 가격을 올렸다. 최근 가격 인상으로 논란을 일으킨 BBQ 역시 매출원가율이 63.3%에서 62.8%로 0.5%p 떨어졌다. 반면 동원F&B와 SPC삼립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빵류와 케이크류의 가격을 6.6% 올린 SPC삼립의 매출원가율은 77.5%에서 80.9%로 3.4%p, 참치캔 가격을 5.1% 인상한 동원F&B의 매출원가율은 72.2%에서 73.9%로 1.7%p 올랐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이들 식품 대기업은 몇년째 가격 동결을 한만큼 최근 다소 올렸다는 주장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국정 공백기를 틈타 소비자를 속이고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