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로 떠오르는 ‘GMO 식품’ 위해성 논란
2014년 터키에서 삼양·농심 등 라면 수출 거절당해
2018-06-14 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지난 13일 방송한 MBC ‘PD수첩’에서는 GMO(유전자 변형 생물) 라면과 해당 업체의 꼼수를 폭로했다.
GMO란 어떤 생물의 유전자 중 유용한 유전자, 예를 들면 추위, 병충해, 제초제 등에 강한 성질만을 취한 후 다른 생물체에 삽입해 만든 새로운 농축수산물을 말한다.
현재 국내 유통 중인 GMO에는 외국산 대두, 옥수수, 면화, 유채, 사탕무 등이 있다. 따라서 이를 재료로 한 식품은 GMO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GMO는 생산성을 높이고 상품의 질을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인체에 대한 유해 가능성과 생물의 다양성 훼손이라는 측면에서 그 위험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GMO 식품 반대론자들은 GMO가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검증되지 않은 위해성과 환경 파괴 및 돌연변이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신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며 위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같은 종의 식물끼리 교잡해 새 품종을 만드는 기존 방법과 달리 동물 유전자를 식물에 집어넣는 등 종간 구분이 없어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비판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상품에 GMO 사용 여부를 표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엄격하게 0.9%를 기준으로 하는 유럽과 달리 GMO 3% 이하로 구분해 유통·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GMO 사용 표기법이다. 우리나라는 GMO 표기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Non-GMO 표기는 할 수 없다.
Non-GMO란 GMO의 혼입이 0%인 경우에만 한한다. 그러나 다른 제품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Non-GMO 식품이라는 표시를 권장하지 않는다.
이날 방송에서 PD수첩은 GMO(유전자변형)가 검출된 한국 라면이 세계시장에서 문제로 떠올랐지만 국내 소비자들만 몰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 인스턴트 라면은 세계 100여 국가로 수출하는 대표적인 '한류' 식품이다.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에서도, 시베리아 한복판에서도, 지구 최남단 푼타 아레나스에서도 다양한 인종·국적의 소비자에게 한국 라면이 판매된다.
하지만 '형제 나라'라고도 하는 인구 8천만 터키에서는 시중에서 한국 라면을 사실상 찾을 수 없다. 터키인은 고춧가루를 즐겨 매운맛에도 익숙하다.
뿐만 아니라 '할랄 라면'이 이미 제품화돼 아랍에미리트나 말레이시아 같은 이슬람국가로도 수출되고 있어 종교가 장벽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 업계가 이 같은 잠재력 큰 시장을 손 놓고 있는 이유는 터키 정부의 GMO에 대한 엄격한 기준 규제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국내 한 라면 업체는 GMO 문제로 터키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수출하려던 한국 라면에서 GMO가 검출되면서 전량 회수돼 폐기됐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삼양 라면'이었다.
이에 대해 삼양 관계자는 “터키의 GMO 기준이 까다로운 편이며, OEM 형식으로 납품한 제품이라 삼양 라면 자사 제품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터키에서 식품 수출을 거절당한 업체는 삼양라면 뿐만이 아니다. 농심 역시 GMO 문제로 수출을 거절당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단은 적더라도 GMO가 들어있다면 모두 표시해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