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저가 공세와 기술력까지 앞세운 중국에 완패

2018-08-21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우리나라 주요 산업군이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대표 효자 산업군으로 분류되는 조선업 마저 중국에 밀리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조선업체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저가를 앞세운 중국업체에 완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신화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해운사 CMA CGA는 중국 조선소 두 곳과 14억4000만달러 규모의 2만2000TEU(1TEU는 길이 6m 규모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9척(옵션 3척 포함)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 산하 조선사 후동중화조선이 5척을,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이 4척을 건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주전은 조선·해운업계에 오랜만에 찾아온 초대형 선박 주문으로 주목받아왔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업체가 모두 참여했고 현대중공업이 중국업체와 막판 경쟁을 벌여왔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기존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은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OOCL의 2만1413TEU급 선박이다. 이번에 주문된 선박은 기존 저가 연료인 벙커C유와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 연료 시스템’을 갖춘 초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이번 수주전 패배에 대해 그동안 기술력을 앞세워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독점하다 싶이 하던 국내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을 앞세웠던 중국 조선업체들이 기술력에서도 한국과의 격차를 좁혀오고 있는 것 같아 위기감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국책기관인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10년간 우리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자동차산업 등은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