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생산성 최하위 ‘KB국민은행’...“항아리형 인력 구조 탓”

2018-08-21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국내 4대 주요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봉제를 근간으로 하는 연봉체계와 고질적인 항아리형 인력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4대 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1억220만원으로 지난해 말 기록한 1억4000만원 대비 3780만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원 1인당 생산성’은 은행의 대내외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충당금 적립전 이익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눠 계산한다.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용을 차감한 금액으로 순수 영업을 통해 거둬들인 수입을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 은행별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떨어지는 곳은 KB국민은행으로 87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1억1400만원으로 1인당 생산성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1억700만원, 우리은행 1억90만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신한은행이다. 다만 반기 실적 기준인 만큼 하반기 수익에 따라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직원 1인당 생산성 증감률은 국민은행의 변동 폭이 가장 작았다. 이는 올해 초 2795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인력구조조정의 영향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후퇴한 주된 원인은 호봉제를 근간으로 하는 연봉체계와 고질적인 항아리형 인력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6월말 기준 은행별 임직원 수는 국민은행 1만8195명, 우리은행 1만5350명, 신한은행 1만4322명, 하나은행 1만3923명 등이다. 이들 은행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가량이며 책임자급이 많은 남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호봉제 등 임금체계가 워낙 무겁다 보니 수익성 개선 속도가 인건비 등 관리비 상승세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감원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요원해지면서 현재로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력구조조정”이라며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 등과 맞물려 앞으로 희망퇴직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